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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50일 전투 이어 100일 전투 공식 발표


북한은 대중동원 방식의 경제증산 운동인 이른바 ‘150일 전투’를 끝내고 연말까지 또다시 ‘1백일 전투’에 돌입한다고 오늘 (21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연이은 대중동원 캠페인은 장기간에 걸친 외부지원 단절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21일 발표한 보도문을 통해 대중동원 방식의 경제증산 운동인 ‘150일 전투’를 마감한 데 이어 ‘100일 전투’를 연말까지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북측 보도내용을 전했습니다.

“보도문에는 4월 20일부터 9월 16일까지 진행된 150일 전투가 승리적으로 결속되었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연이어서 이어질 1백일 전투와 관련된 내용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도문은 150일 전투에 대한 평가와 함께 “계속 혁신, 계속 전진하는 것은 당과 인민의 전통적인 혁명 방식이며 투쟁기풍”인 만큼 “당은 전체 인민을 1백일 전투에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도문은 하지만 ‘1백일 전투’의 시작과 종료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1백50일 전투’에 이어 곧바로 시작했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군 최고 사령관 추대 기념일인 12월24일과 김 위원장이 지난 해 ‘새로운 혁명 대고조’를 일으킬 것을 주창했던 천리마 제강연합기업소를 방문한 12월25일에 즈음해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이처럼 대중동원 운동을 연이어 펼치는 데는 외부지원이 장기간 끊긴데다 2차 핵실험 등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된 데 따른 경제난 가중 때문인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 김병로 연구교수] “대외적인 봉쇄가 단행돼 지금도 제재가 되고 있고, 이렇게 제재가 강화되는 국면에서 어떻게 경제를 유지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바로 과거 7,80년대까지 냉전시대 때 해오던 방식이겠죠. 그것은 바로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내부자원을 최대한 동원하는 그런 체제를 갖추어 놓는다 그것이 저쪽 사람들의 목표인 것 같아요.”

실제로 북한 노동당은 이번 보도문에서 “제국주의자들은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제재 책동을 악랄하게 감행했지만 역사의 반동들의 그 어떤 도전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도문은 또 150일 전투기간 동안 “계획을 120% 넘쳐 수행”했다는 등의 경제 성과를 밝혔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김병로 교수는 지난 달 27일부터 이틀 간 중국 상하이에서 있었던 남북 학술회의 참가 당시 이 회의에 참석한 북한 조선사회과학원의 리경철 법률연구소 실장이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는 의미에 대해 “북한의 역사상 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수준인 1987년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병로 교수는 대외관계가 나아질 때까지 이런 대중동원을 통해 내부 경제를 유지해 나가려는 게 북한 당국의 생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속도전으로도 불리우는 이런 대중동원 운동이 가용자원의 급속한 고갈을 빚으면서 이에 따른 후유증으로 이후 계획경제 운용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속도전이 단기적으로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북한에서 장기간 써야 될 자원들을 한꺼번에 고갈시킴으로 인해서 그 이후에 경제 활동에 상당히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이와 함께 이번 대중동원 운동이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에 대한 후계체제 수립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주민들이 밤낮없이 생산현장에 투입되는 속도전을 통해 3대 세습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고, 과거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명된 직후 했던 것처럼 ‘1백일 전투’를 김정운의 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새로 시작하고 있는 1백일 전투 모두 지금까지 별로 업적이 없는 김정운에게 경제건설 분야에서 지도력을 과시하는 계기로 그렇게 활용이 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김정운 후계자 내정설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최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 문제가 “현 시점에선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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