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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일관성 있는 대북 기조 유지할 것’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11일) 현재 남북관계가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 있는 대북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일부 진보인사들이 곧 미국을 방문해, 미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북 핵 협상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최근 북한이 유화적 조치를 취하면서도 우라늄 농축 핵 프로그램의 진전을 주장하는 등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매우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자문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북한의 행보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런 상황이 북 핵 문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께선 최근 북한이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정치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기도 하고 동시에 지난 20년을 끌어온 북 핵 문제에 있어 하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긍정적 측면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진전을 가져오자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 노력은 계속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참석자들의 의견에 대해, "남북관계가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일관성 있는 대북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은혜 대변인] "대통령께선 '지금은 남북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기이자 격동기이다. 20, 30년 후에 되돌아보더라도 그때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 있는 대북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거듭 밝히시고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 포기 결심만 한다면 북한경제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북한 조문단에도 설명했다"며 "진정성 있는 대화가 전제되면 남북관계가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변함없는 대북정책 기조를 밝힌 가운데 한국 내 진보인사들로 구성된 민간외교단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 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서울대 백낙청 명예교수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한국의 시민사회운동가 4명은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할 방침입니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이들은 행정부와 의회 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나 북 핵 문제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의견을 담은 문건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능동적 협상만이 비핵·평화를 보장한다'는 제목의 이 문건은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지난 10년 간 대북 포용정책에 관여했던 전직 고위 관리와 학자들 간의 논의를 거쳐 작성됐습니다.

백낙청 서울대 교수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이라도 직접 나서야겠다는 판단에 따라 방미를 추진하게 됐다"며 "미국 정부가 북한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야 하며,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능동적인 외교를 벌여 북 핵 문제를 해결해야지 제재만 가지고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저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핵 자체만 매달리지 말고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고 동북아 전체의 평화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큰 그림을 가지고 접근하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이번 방북의 경우 (한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안 보이고 있어 이를 대신해 민간이라도 대신 나서 문제를 푸는데 거들겠다는 그런 뜻이 있습니다."

이들 인사들은 오는 14일 미국 의회에서 존 케리 위원장이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포럼'에 참석해 애니 팔레오마베가 하원 동아태 소위 위원장,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 전문위원 등 의회 관계자들과 토론합니다.

15일에는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실무를 맡고 있는 이승환 6.15남측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조 바이든 부통령 또는 국무부 커트 캠벨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과도 면담을 추진 중이지만 확정된 바 없다"며 "북측 인사들과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15일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 세미나'에서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빅터 차 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등과 토론하고, 16일에는 뉴욕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여는 토론회에 참가해 '대화를 통한 북-미 신뢰 형성'을 주제로 한국 시민사회의 의견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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