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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한 수확량 예년과 비슷한 수준 예상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식량계획, WFP 평양사무소가 최근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절박한 식량 상황을 전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올해 곡물 수확량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문) 서지현 기자.(네) 세계식량계획, WFP는 올 들어 북한의 식량 사정은 점점 악화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이 줄었다며 여러 차례 큰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현재 WFP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입니까.

답) WFP 평양사무소가 한국개발연구원, KDI 의 ‘북한 경제리뷰’ 8월호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여성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식량난이 특히 심각한 상황인데요, 5살 이하 어린이 가운데 37%가 영양실조이며, 여성의 3분의 1이 영양실조와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은 대개 표준체중 이하의 아기를 낳고 영양 부족으로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다고 느낀다고, WFP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평양 외곽의 탁아소, 유치원, 학교를 가보면 영양 실조의 세대 간 반복이 낳은 영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북한 아이들은 매우 피곤하고 힘이 없어 대다수가 활기 없이 조용하게 의자나 바닥에 앉아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경험이 많은 구호요원들에게 조차 가슴이 아픈 광경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또 식량 가격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소득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요. WFP 는 북한 노동자들의 평균치 한달 급여로는 시장에서 겨우 3kg 의 쌀을 살 수밖에 없다며, 도시 지역 빈곤가정들은 대부분 텃밭을 일구는 시골 친지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문) 이처럼 상황은 악화되고만 있는데 기부 부족으로 최근 WFP를 통한 대북 지원은 거의 중단되지 않았습니까.

답) 네, WFP 평양사무소는 식량 문제는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이와 무관한 정치적 사건들에 의해 더욱 가려지고 있다며, 현재 소수의 국가와 단체들만 북한주민들에게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WFP는 북한 긴급구호 활동에 필요한 5억4백만 달러 가운데 15% 밖에 조달 받지 못해 지난 7월에는 당초 계획한 6백20만 명 가운데 1백30만 명의주민들에게만 지원 식량을 배급했다는데요. 더 이상의 자원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WFP의 식량 원조 프로그램은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문)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WFP의 대북 식량지원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하지만 최근 북한을 둘러싼 정치 상황을 보면 미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조만간 재개되기는 어려울 듯 한데요.

답) 네, 전문가들도 올해 안에 국제사회의 대규모 대북 식량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연구위원은 북한의 식량 지원 필요 정도나 국제사회의 분위기 등에 비춰볼 때 올해 안에 국제사회의 대규모 지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 9월 말부터 수확을 하잖습니까. 지금 어렵긴 하지만 금년에 식량이 부족해 특별한 일이 발생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일단 수확이 되면 적어도 6개월 정도는 큰 문제 없이 넘어갈 텐데요. 지원이 된다면 내년에 가서 이야기가 나오겠죠.

문) 수확 직후에는 기아 정도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군요. 이제 북한의 본격적인 수확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올해 곡물 수확량은 어느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됩니까.

답) 권태진 연구위원은 앞으로 태풍 피해가 없는 한 올해 북한의 수확량은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인 전곡 기준 4백20~4백30만 t으로 추정했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 비료가 올해 중국에서 작년보다는 많이 수입됐죠. 그리고 자체 비료 생산이 많아요. 비료가 부족한 건 틀림 없지만 비료 사정은 작년보다는 낫겠다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올해 곡물 수확량은) 작년과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지난 6월 수확된 보리, 밀, 감자 등 이모작 작물의 수확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올해도 수확량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해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문) 현재로서는 지난 여름 이모작 수확물이 북한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군요.

답) 네, 대북 지원단체 ‘좋은벗들’이 최근 발간한 소식지에 따르면 북한 농민들은 지난 해 최악의 춘궁기의 처참했던 식량난을 교훈 삼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개인 소토지 농사에 매진, 최대한 아껴 먹으며 식량을 저장해 두었다고 합니다. 그 식량으로 올해 춘궁기를 겨우 넘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개인 텃밭에서 이모작 농산물로 춘궁기를 넘겼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6월 kg당 4천5백 원까지 치솟았던 쌀값은 올해 kg당 1천8백원대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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