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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서 북한 미술전 개최


북한 최고의 미술 창작단체로 꼽히는 ‘만수대창작사’의 작품들이 이탈리아에서 선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 시민들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북한 미술품에 큰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최 측은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작은 도시 카팔비오에 소재한 미술관 `일 프란토이오’ (Il Frantoio)에서 지난 달 29일 북한 미술전이 개막했습니다.

인구 4천 명인 이 작은 도시에서 열린 전시회 개막식에는 한대성 이탈리아 북한대사를 비롯해 수 백 명의 이탈리아 시민들이 참석했다고 전시회를 기획한 피에르 루이지 체초니(Pier Luigi Cecioni) 씨가 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전했습니다.

‘나의 붓, 나의 영혼’(My Brush, My Soul)이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에는 북한 당국의 선전 포스터, 한국화, 유화, 자수, 목판화, 그리고 천연 보석 가루를 이용한 보석화 등 총 60점이 선을 보였으며, 모두 판매 가능하다고 체초니 씨는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007년 제노아 시에서 이탈리아 사상 첫 북한 미술전을 기획했던 체초니 씨는 이탈리아 시민들에게 북한 미술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체초니 씨는 첨단 유행을 선도하는 휴양지인 카팔비오에서 열린 북한 미술 전시회에 작가, 정치가 등 지식층이 많이 찾았다며, 이들은 북한 미술에 큰 호기심을 갖고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관람객은 북한 당국에 완전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미술품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체초니 씨는 전했습니다.

체초니 씨는 북한이 옛 소련 풍의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을 추구하는 유일한 나라이며, 미술 기법 역시 외부세계와 단절돼 독특한 화풍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체초니 씨는 특히 이탈리아인들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른 놀라운 사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에는 당시 축구 경기를 묘사한 그림도 포함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작품들은 모두 북한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체초니 씨는 지난 2005년 이탈리아에서 클래식 관현악단의 대표를 맡고 있을 당시 우연히 평양에서 열리는 ‘4월의 봄 친선 예술축전’에 참가했으며, 이 때 ‘만수대창작사’ 측과 연결돼 공동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체초니 씨는 ‘만수대창작사’로부터 작품들을 사들인 후 해외에서 미술전을 열고 작품을 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에는 베니스 인근의 소도시 트라비스(Travis)에서 시 의회의 후원을 받아 북한 미술전을 열 계획이라고 체초니 씨는 밝혔습니다.

한편 체초니 씨는 내년 봄 이전에 미국에서도 북한 미술전을 열 계획이라며, 지난 달 30일까지 뉴욕 등지에서 미술관 관계자들과 접촉했다고 밝혔습니다.

체초니 씨는 아직 후원자 모집과 장소 선정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 등을 계기로 정세가 나아지고 있어 전시회 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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