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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공 미사일 배치는 대북 정치적 메시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영향을 우려해 극동 지역에 방공미사일을 배치했다는 러시아 군 당국의 최근 발표는 북한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여전히 건재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해병대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의 방공미사일 배치는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가능성에 대비해 최첨단 방공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인력과 비용 면에서 엄청난 낭비라는 겁니다.

물론 러시아 측 설명대로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극동 러시아의 영해나 영토에 떨어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지난 2006년에도 북한이 발사한 노동미사일이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해상에 떨어진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험발사 되는 노동미사일에는 고폭 탄두 대신에 모의 탄두가 탑재되기 때문에 폭파 위험이 없고, 최첨단 방공미사일로 요격해야 할 만큼 군사적으로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게 벡톨 교수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러시아 방향으로 시험발사 하는 이유는 일본의 미사일 방어망에 걸려 요격되는 수모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벡톨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방공미사일 배치가 군사전략 보다는 정치적 차원의 움직임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박사입니다.

러시아의 방공미사일이 방어용 무기이기는 하지만 러시아 군이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오핸런 박사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은 지나친 행동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후 북한이 보여준 모습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러시아가 일종의 ‘군사적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가 6자회담 구도에서 입지를 재확립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입니다.

미국이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북한 핵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 러시아가 강대국으로서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조치라는 겁니다.

베넷 박사는 그러나 러시아가 배치했다는 방공미사일은 중단거리용이기 때문에 군사전략적 의미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국한되며, 미국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니콜라이 마카로프 러시아 군 총참모장은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최신 S-400 방공미사일을 북한과 인접한 극동 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카로프 총참모장은 북한이 잘못 발사한 미사일과 미사일 파편으로부터 러시아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400은4백 킬로미터 이내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 전투기 등을 요격하기 위해 러시아가 개발한 최신형 지대공 미사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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