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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장기 기증 제도 개혁


중국 정부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장기 기증을 받아 환자들에게 연결해주는 제도를 시범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에서 장기이식 수술은 대부분 사형수들로부터 적출하거나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장기를 이용해 시술돼왔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이 장기 암거래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요즘에는 의학이 발달해서 간이나 신장을 이식 받고 완쾌되는 환자들이 많지 않습니까? 문제는 이식 받을 장기가 있느냐 일 텐데요, 중국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답) 중국에서는 장기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매년 1백만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수술을 받는 환자는 1만 명 정도 밖에 안됩니다. 1백 명 중에 1명만 수술을 받는다는 거죠. 이 때문에 돈이 많거나 권력층과 끈이 닿는 사람만 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 이식수술에 쓸 장기가 이렇게 부족한 이유는 뭡니까?

답) 장기를 기증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도 미국이나 영국, 한국처럼 죽은 뒤에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미리 서약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이런 장기 기증 자체를 아주 꺼리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이후 장기 기증 서약을 한 사람은 1백30명에 불과합니다.

) 그렇다면 중국에서 장기이식 수술에 쓸 장기를 어디서 구하고 있는 겁니까?

답) 주로 사형수들한테서 구합니다. 이식수술에 쓰는 장기 가운데 90% 정도가 사형수들의 장기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사형수들은 사형이 집행되기 전부터 여러 가지 검사를 받는데요, 장기이식 수술을 받을 환자의 혈액형과 조직이 사형수의 장기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사형이 집행되고 나면 숨진 사형수들의 몸에서 각막과 신장, 간 같은 여러 장기들이 적출됩니다.

) 사형수들의 인권 문제가 나올 법한데, 어떻습니까?

답) 물론입니다. 사형수들이 스스로 장기 기증을 서약했다는 게 중국 당국의 설명이지만, 인권단체들은 과연 사형수들이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에 자발적으로 서약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강압에 의한 서약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그렇지 않아도 중국은 세계에서 사형수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데요,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의 사형집행 건수는 모두 1천7백 건이 넘습니다.

) 사형수들 말고 나머지는 어디서 장기를 구합니까?

답) 장기를 밀거래하는 암시장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돈이 급한 사람들이 신장이나 간을 떼어주고, 이걸 받은 중간상들이 큰 돈을 받고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넘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해외에서도 이런 소문을 듣고 중국에 건너와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고 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신장의 경우 암시장에서 3만 달러 가까이 줘야 살 수 있고 여기에 더해서 수술비를 따로 더 내야 합니다. 외국인들은 수술비와 신장 구입비까지 모두 합해서 8만 달러 이상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 중국 정부는 장기 암거래를 단속하고 있습니까?

답) 공식적으로는 지난 2007년에 장기 거래가 법으로 금지됐기 때문에 모두 처벌대상입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들의 이른바 '장기이식 관광'도 단속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이미 17명의 일본인들이 신장과 간을 암거래상으로부터 산 혐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암거래를 단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왜 그렇습니까?

답) 법적으로 장기 거래가 금지돼 있지만, 가족과 이른바 '심정적으로 연계된' 사람의 장기 기증은 허용됩니다. 문제는 이 규정이 너무 모호하다는 겁니다. 암거래상이 서류를 위조해서 얼마든지 '심정적으로 연계된' 사람임을 증명할 수 있는 거죠.

) 중국 정부가 장기 기증 제도를 실시하게 된 것도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적십자사가 위생부의 지원을 받아서 장기 기증 서약을 받은 뒤에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과 연결해주는 제도를 중국 정부가 이번 주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선 광동성과 상하이 등 10개 성과 시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인데요, 위생부는 사회적 지위나 부에 상관없이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장기 기증 제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장기이식과 관련된 문제를 인정하고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세계보건기구도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장기 기증 제도가 정착하려면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MC: 지금까지 중국의 장기 암거래 문제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OOO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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