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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회담 재개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협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이 1년9개월 만에 오늘 (26일) 금강산에서 열렸습니다. 남북 양측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상봉단 규모와 일정 등에 대한 각자의 제안을 내놓았고, 한국 측은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새 원칙으로 제시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추석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사흘 일정의 남북 적십자회담이 북한 금강산 호텔에서 26일 열렸습니다.

이번 회담은 한국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지난 2007년 이후 1년9개월 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남북 양측 대표단은 오후 5시40분 금강산 호텔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고 기조발언을 통해 서로의 기본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다음 달 27일에서 29일 남측 상봉단이, 그리고 10월6일에서 8일까지 북측 상봉단이 각각 1백 명씩 금강산에서 상봉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측 수석대표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은 상봉단 규모는 한국 측과 똑 같은 수를 제안했지만 상봉 일정은 10월3일에서 5일까지 남측 상봉단이, 그리고 10월6일에서 8일까지 북측 상봉단이 상봉하자는 안을 내놓았습니다.

상봉 장소와 관련해선 한국 측은 금강산 연회소에서 단체 상봉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종전에 사용했던 장소를 이용토록 하자고 밝혀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또 한국 대표단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관한 3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3대 원칙은 이산가족 교류사업은 어떤 정치적 사안에도 추진돼야만 한다는 인도주의 존중 원칙, 전면적 생사 확인과 상시 상봉, 영상편지 교환, 고향 방문 등 근본적 문제 해결 원칙, 그리고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는 원칙 등입니다.

김영철 수석대표는 회담 후 기자설명회에서 "오랜만에 하는 회담이라서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며 "북측은 이번 이산가족 추석 상봉에 의미를 더 많이 두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대표는 이번에 3가지 원칙을 제시한 것과 관련 "앞으로 일관된 일을 해 나가자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측이 상봉 날짜에서 차이를 보인 데 대해선 "추석이 민족 대이동이 있고 북측이 의미를 두고 있는 10월10일을 제외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측이 금강산 면회소 상봉에 부정적인 것에 대해 "금강산 면회소 현장에 대해선 북측이 우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새 건물에 1년 이상 사람이 안 들어가면 큰 건물일수록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첫 전체회의를 통해 교환된 서로의 입장을 토대로 27일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본격적으로 추석 상봉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앞서 김 수석대표와 김의도 통일부 통일정책 협력관, 김동식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실행위원 등 한국 측 대표단은 오전 8시30분쯤 전세버스를 타고 금강산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3시20분쯤 금강산 호텔에 도착했을 땐 북측 수석대표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10 여명의 북측 대표단 일행이 호텔 밖 계단까지 내려와 한국 대표단을 환한 웃음으로 맞았습니다.

최 수석대표는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며 한국 측 김 수석대표에게 악수를 건넸고 김 수석대표는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 총재가 안부인사를 전해드리라고 했다"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어 전체회의 자리에서 최 수석대표는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북남관계 발전과 양측의 인도주의 협력 사업이 잘 되길 기대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우리가 만나 빛을 잘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책임감이 크다 잘 해보자"고 덧붙였습니다.

김 수석대표는 금강산으로 떠나기 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는 이산가족 상봉"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들을 가급적 많이 의논하고 오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수석대표는 회담에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도 논의하게 되느냐'는 물음에 "그것도 인도적 문제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며 "평소 가진 생각을 피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수석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추진할 이산가족 상봉 규모와 관련해선 예년 수준이 될 것으로 대답했습니다.

"그 전에 저희가 협의해 놓은 내용도 있고 그래서 예년에 했던 그런 부분들을 기본으로 해서 가능한 한 여건이 허락된다면 더 많은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애쓰도록 하겠습니다"

김 수석대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의 거론 가능성에 대해선 "금강산 관광은 이산가족 상봉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달 30일 북한에 나포된 '800 연안호' 송환 문제에 대해선 "북한 조문사절단이 최근에 와서 여러 가지 약속을 하고 신뢰를 보여 준 만큼 건드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연안호와 관련된 문제를 판문점 적십자 간 남북 직통전화를 통해 한국 측에 통보해 줄 것을 북측에 요청했고 북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어선이나 선박의 표류, 월선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도 적십자 채널을 통해서 남북이 협의 내지는 통보를 해왔습니다. 그런 상황에 따라서 어제부터 적십자 연락사무소 간 통신이 정상화됐기 때문에 오늘 그런 입장을 저희가 통보를 했고 북측도 잘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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