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 적십자회담 신속히 북에 제의’


한국 정부는 현대그룹과 북한 당국이 추석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함에 따라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북한에 곧 남북 적십자회담을 제의할 방침입니다. 또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다른 합의사항들도 유엔 제재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현대그룹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합의한 5개항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최대한 빨리 남북 적십자회담을 북측에 제의할 것이라고 19일 밝혔습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추석 전에 상봉이 이뤄지는 것으로 합의를 해 온 만큼 합의 내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대한적십자사도 12만 여명의 상봉 신청자 가운데 고령자를 중심으로 대상자 선정 준비와 세부일정 마련에 착수하는 등 상봉 행사 개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추석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적십자회담을 제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려면 북한이 일방적으로 차단한 남북 간 연락채널이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판문점 적십자 채널과 기타 남북 간 직통전화를 다 차단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십자회담이 열리거나 아니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간 연락채널이 복원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채널 복원과 관련한 내용은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11월 한국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문제 삼아 당국 간 소통채널인 판문점 적십자 직통전화를 차단했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협의를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를 북측에 제의할 때 군 통신선과 해사당국 간 통신채널,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등 활용 가능한 다른 채널을 통해 전통문을 보낼 계획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 이외에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 백두산 관광, 개성공단 활성화 등 나머지 4개 합의 사항에 대해 이미 필요한 검토를 담당부서 별로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금강산과 개성 관광재개를 위해선 별도의 남북 당국 간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남북 당국 간 협의를 통해서 지난 해 발생했던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신변안전 보장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당국 간 협의가 있어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현대그룹과 북한 간 5개 합의 사항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1874호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현정은 현대 회장이 민간 차원에서 합의해 온 것이어서 정부의 최종 입장이 정리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현재 유엔 안보리 결의 내용을 근거로 볼 때 제재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일차적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통상부는 오는 23일 대북 제재 전담반을 이끌고 한국을 찾는 미국 정부의 필립 골드버그 대북 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과 이 문제를 협의해 최종 입장을 정리할 방침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