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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금] 획기적인 연비를 가진 자동차를 선보인 제네럴 모터스 사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국내 경제 위기 와중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던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네럴 모터스, 지엠사가 최근에 미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죠?

(답) 그렇습니다. 한 때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군림하면서 미국의 제조업을 상징하는 기업으로 여겨지던 지엠 사, 지금은 회생을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이런 회생 작업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신차를 지난 주에 선보였습니다.

(문) 지엠이 야심차게 발표한 신차종 바로 전기 자동차인 시보레 볼트죠?

(답) 네, 그런데 정확하게 얘기하면 순수하게 전기로만 움직이는 자동차가 아니고요, 이 자동차는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일종입니다.

(문)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하면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개발해서 이미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에 출시된 지엠의 볼트는 뭐가 다른 거죠?

(답) 기존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휘발유로 움직이는 엔진을 주동력원으로 삼고요, 전기는 보조수단입니다. 가령 이런 식이죠. 일정 속도까지는 전기 건전지에 충전된 동력을 사용해서 차가 굴러 가고요, 고속에서는 휘발유를 사용하는 엔진이 작동해서 차가 굴러가게 되는 거죠. 그런데 볼트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과 다르게, 일단 모든 동력은 전기에서 나옵니다. 볼트는 일단 건전지에 저장된 전기로 움직이고요, 이 전기를 모두 소비하게 되면 휘발유 엔진이 작동을 해서 전기를 다시 만들어 내고, 다시 만들어진 전기로 차가 굴러가죠. 다시 설명드리면 기존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주행속도에 따라서 전기와 휘발유를 별개의 동력으로 쓰지만, 이 볼트는 일단 전기만을 동력원으로 쓰게 됩니다. 단지 건전지에 남아 있는 전기가 소진되면 휘발유 엔진이 돌아가 전기를 충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문) 온전한 의미의 전기 차라고 하면 오로지 전기로만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번에 출시된 볼트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휘발유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100% 전기차라고는 할 수 없겠군요. 하지만 그래도 이전 세대의 하이브리드 차량들보다는 훨씬 앞선 개념의 차인 것은 확실한데요? 지엠 사는 지난 90년대에도 전기차를 개발한 적이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바로 1996년에 개발한 전기자동차 EV1입니다.

(문) 이 EV1은 이번에 출시된 볼트와는 다른, 완전히 전기 충전만으로 달리는 차였죠?

(답) 그렇습니다. 이 EV1는 4시간 충전으로 약 160km를 달리던, 지금 기준으로 봐서도 환상적인 연비를 자랑하는 차였죠?

(문) 그런데 그런 차가 왜 대중화되지 못하고 사라졌나요?

(답) 이 EV1의 운명에 대해서 다큐멘타리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이 차는 논쟁의 대상이 됐는데요, 일부에서는 전기차가 도입되는 것에 위협을 느낀 석유 업계와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조직적인 방해 공작을 펼쳐서 이 전기차가 보급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음모론이죠.

(문) 당시에는 잘 나가던 지엠이 이제는 파산 위기에 처해서 다시 친환경차를 회생시키기 위해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 셈인데요, 이 볼트가 여타 하이브리드 차량과 구별되는 특징은 바로 엄청난 연비겠죠?

(답) 그렇습니다. 연비라고 하면 보통 휘발유 얼마 당 차가 달릴 수 있는 거리로 표시가 되지요. 지엠 측에서 발표한 수치를 보니까요, 주행 시험 결과 볼트는 휘발유 1갤런 당 약 230마일을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쓰는 단위로 환산해 보면, 리터 당 약 98km를 달리는 거죠?

(문) 현재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일본 도요타 사의 프리우스가 휘발유 1리터로 20km를 달린다고 하는데요, 볼트의 연비는 프리우스의 5배에 해당하는 수치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전기 차량 연구소에 따르면 이 볼트가 지금까지 미국에 등장한 자동차 중에서 최고의 연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 자, 옛 영화를 뒤로 하고 현재 생존을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지엠사, 이번에 선보인 새로운 개념의 전기 자동차를 파산 보호 절차를 거친 후 새로 탄생할 뉴 지엠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지엠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둘 수 있을까요?

(답) 네, 연비 수치상으로 보면, 이 볼트는 지금까지 나온 다른 하이브리드 차량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만, 어려움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먼저 도요타 같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도 이런 전기 차 같은 친환경 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 사실, 지금까지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 사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현재 도요타 사는 오로지 전기로만 돌아가는 자동차보다는 휘발유와 전기를 결합한 개념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강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도요타 사가 언제 이 순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지 아무도 모를 일이죠. 일본의 또다른 자동차 회사죠? 닛산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 들어서 2010년에 순수한 의미의 전기 자동차, 리프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물론 미국 내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 유럽에 있는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도 경쟁적으로 친환경 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선보여 기선을 잡은 볼트가 앞으로 친환경 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는 없는 형편입니다.

(문) 전기 자동차는 주기적으로 충전이 필요한데, 전기가 소진된 차를 충전할 장소가 많지 않은 것도 또 다른 어려움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수소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를 보급하는데, 어려움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이 충전소 문제입니다. 휘발유를 넣을 수 있는 주유소야 어디든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런 전기 충전소를 쉽게 찾을 수가 없다면, 사람들이 선뜻 전기차를 사려고 하지는 않겠죠? 그리고 또 다른 문제로는 이 전기차가 아직 도입 단계에 있기 때문에 가격이 아주 비싸다는 점입니다. 현재 볼트는 가격이 약 4만 달러, 한국 돈으론 약 4천 5백만원 정도하는데요, 이런 가격은 미국에서는 고급차 가격대에 속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엠사는 이전에는 환경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전기차를 개발했다가 물러났지만, 이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전기차를 다시 등장시켰습니다. 이렇게 지엠이 의욕적으로 개발한 전기 자동차,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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