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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의료보험제도 개혁 비판에 반격하고 나선 오바마 대통령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최근 들어 이 시간에 미국의 의료 보험 개혁 문제를 자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지지난 시간에는 의원들이 의료 보험 개혁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여는 타운 홀 모임에서 벌어졌던 소동에 관해 전해 드렸는데요,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에 이 타운 홀 모임을 갖지 않았나요?

(답) 네, 오바마 대통령, 요즘 이 의료보험 개혁 문제 때문에 정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지난 11일 뉴 헴프셔 주 포츠마우스 시에서 타운 홀 모임을 열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타운 홀 모임에서 오바마 대통령, 의료 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측을 향해 포문을 열었죠?

오바마 대통령,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할 때마다 의료보험 개혁안이 통과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집단들이 강력하게 저항을 한다. 이들은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근거없는 공포감을 조장한다. 이번에야 말로 이런 시도를 막아내야 한다고 말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익 집단이 저항을 한다고 표현했는데, 여기에는 공화당도 포함된다고 봐야겠죠? 그동안 개혁안 통과를 위해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치곤 조금 강경한 발언이라고 하겠습니다.

(문) 현재 기사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민주당 의원들과 오바마 대통령이 연 타운 홀 모임인데, 이에 질세라, 공화당 의원들도 타운 홀 모임을 주선해, 정부 여당이 원하는 의료보험 개혁안의 문제점을 선전하고 나섰죠?

(답) 네, 연방 상원에서 의료보험 개혁안의 초안을 마련할 재무 위원회에 소속된 공화당의 챨스 그라슬리 상원 의원이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아이오와 주에서 타운 홀 모임을 열었습니다. 이 타운 홀 모임에서는 보수적인 성향의 유권자부터, 의료보험 개혁을 지지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참석했다는데요, 토론 과정 중에서 잠시 고성이 오고 가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모임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문) 이 그라슬리 상원 의원이 주관한 모임에서 나온 얘기들을 살펴보니까, 보수파들의 주장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정부가 의료보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더군요.

(답) 네, 한국이나 유럽에 위치한 나라들에서는 의료보험은 당연히 나라에서 관장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정부가 의료보험을 관리하는 것에 일부 미국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요? 이 모임을 주최한 그라슬리 의원 같은 경우는 정부가 돈을 대는 의료보험을 만드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라슬리 의원은 정부 주도의 보험이 도입되면 국민들이 내야할 돈이 늘어날 것이고, 또 결과적으로는 민간 의료보험 회사들이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문) 이 모임에 참석한 한 여성 유권자는 오바마 행정부가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 그리고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말까지 하기도 했더군요? 그런데 요즘 의료보험 논쟁이 벌어지는 자리에서 심심치 않게 오바마 행정부를 나치 독일에 비유한다거나, 국가에서 관리하는 의료보험은 사회주의 나라에서나 펼치는 정책이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몇몇 미국인들은 나라가 국민들 생활에 관여하는 것을 끔직하게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사회주의 나라들에서는 정부가 모든 것을 관장하죠? 그래서 이번 국가 주도 의료보험 도입 같은 문제가 나오면, 일부 미국인들이 이를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비난하는겁니다.

(문)국가가 주도하는 의료보험 제도나, 노인들이나 실직자들에게 지급하는 연금 제도 등은 사실19세기와 20세기에 전세계를 휩쓸었던 사회주의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답) 네, 그래서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렇게 국가가 나서서 의료 보험 제도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을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비난하는거죠.

(문) 이런 제도들은 그 장점 때문에 나중에 자본주의 나라들도 도입해서, 현재는 자본주의 국가에서조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제도들인데, 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선진화됐다는 미국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 놀랍네요.

(답) 그렇죠? 그런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참 재미있는 나라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의료보험 논쟁과 관련된 기사를 읽다가 참 재미있는 항목을 발견했는데요, 내용이 뭐나면요, 이번에 민주당 의원의 타운 홀 모임에 나타나 고함을 질러댔던 사람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연방 정부가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건강보험인 메디케어나 은퇴한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사회보장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었답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진영에서는 현재 나라에서 제공하는 보험이나 연금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왜 이번 의료보험 개혁안을 고함을 질러가며 반대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는군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국의 의료보험 문제입니다. 미국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들도 운용하고 있는 국가 의료보험을 도입하는 문제를 두고 미국이 이렇게 난리법석인 현상은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어떻게 보면 한 제도의 도입을 두고 이렇게 격렬하게 논쟁을 하는 것 또한 미국식 민주주의의 특징이자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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