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평양 방문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리에 입장을 밝혔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여기자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했다는 북한 측 발표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6일 이번 평양 방문 중 북한 측으로부터 어떤 요구도 받지 않았으며, 그 어떤 것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 있는 자신의 재단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여기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에 사과를 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은 정책결정자가 아니라면서, 평양 방문과 관련한 발언이 미국이나 북한 측이 취할 수 있는 결정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대해 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은 미국과 북한 양측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을 결정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랬다고 말해, 이번 방북이 단순히 여기자 석방에만 국한돼 이뤄진 것이 아님을 내비쳤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어 평양행 결정은 미국인으로서, 또 자식을 둔 아버지의 입장에서 두 여기자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랬기 때문이라며, 이번 일을 성사시킨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특히 두 여기자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매우 기뻐하며 들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여기자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려고 했지만 흥분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특히 유나 리는 네 살 난 딸을 다시 볼 수 있게 돼 매우 행복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는 것입니다.
두 여기자는 또 자신들이 잠깐 동안 북한 영토로 들어갔던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을 했다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했습니다.
석방된 로라 링 기자의 언니인 리사 링 씨도 6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두 기자가 북한 국경을 넘었다고 말했습니다.
동생이 북한 국경을 아주 잠깐 동안 넘었다고 분명히 말했다는 것입니다.
리사 링 씨는 그러나 동생과 유나 리는 1백40일 간 억류돼 있으면서 북한 측으로부터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식사가 부실하고 물 공급이 일정치 않아 머리를 감는 것도 고민이었으며, 전화통화가 감청되고 방 안에는 감시원 2명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었지만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리사 링 씨는 동생이 현재 너무 약하고 지쳐 있는데다 매우 감정적인 상태에 있다며, 오랫동안 고립돼 있었기 때문인지 잠시라도 혼자 있는 것을 겁 낸다고 말했습니다.
링 씨는 또 함께 억류됐던 유나 리의 네 살 난 딸은 엄마가 다시 눈 앞에서 사라질까 두려워 하며 종일 유나 리의 곁을 맴돌고 있다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