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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찰은 민중의 ‘몽둥이' – 국제인권단체 비판 


인도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현대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 경찰은 아직도 영국 식민통치 시절의 잔재를 벗지 못한 채 끔찍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비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인도 경찰이 어떤 상태길래 이런 신랄한 비판이 나오는 것인가요?

답) 휴먼 라이츠 워치 보고서에 아주 단적인 사례 두 가지가 나오는데요, 첫째,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한 남자가 경찰서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경찰은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성폭행 피해자 가족들을 사망한 남자의 살인범으로 기소했다는 것입니다.

둘째, 한 남자의 증언인데요, 경찰이 자신을 몽둥이로 구타하다가 자신이 실신하자 거꾸로 매단 후에 입과 코에 물을 부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인도 경찰관들은 불법적으로 사람들을 구금하고 고문하는가 하면, 용의자들을 숨지게 만들거나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는 회피하는 등 법과 질서를 무시한 채 끔찍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휴먼 라이츠 워치는 비판했습니다.

) 인도 경찰의 그런 행동들은 경찰 본연의 임무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경찰을 가리켜 흔히 민중의 지팡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국민들을 보호하고 돕는 게 경찰의 주요 임무라는 말인데요, 하지만, 인도 경찰은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 아시아 지부의 노린 샤 씨는 이런 인권 침해가 내부적 관행으로 자리잡은 인도의 경찰 문화는 인도가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던 시절의 잔재라고 말합니다.

1800년대 식민통치 시절에 인도 경찰이 처음 창설될 때 질서 유지를 위해 일반 국민들의 협력을 모색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공포를 이용하도록 교육을 받았는데, 지금까지도 그 같은 방법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샤 씨는 인도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인도 경찰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 보고서는 경찰의 이 같은 관행 때문에 인도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경찰을 불신하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인도 국민들은 뇌물 요구나 불법 체포, 고문 등이 두려워 경찰관들을 피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경찰관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고요?

답)보고서는 경찰관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적 기준으로 인구 3백33명 당 경찰관 1명인데 비해 인도에서는 인구 1천33명 당 경찰관 1명이기 때문에 하루 16시간 씩 일하는 경찰관들도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경찰서 건물들이 너무 낡았고 차량이나 전화, 컴퓨터 등 장비들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등 근무 여건이 나빠 경찰관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샤 씨는 경찰관들이 전문적인 범죄 수사 기술에 관한 훈련이나 장비를 전혀 받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많은 경찰관들이 고문 등에 의존하지 않고 수사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경찰관들에 대한 정치적 압력도 심한 편이라고요?

답) 그렇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인들이 경찰 수사에 간섭하는 일도 흔하다고 하는데요, 정치인들의 요구에 따라 무고한 사람들을 체포한 후 고문을 통해 거짓 자백을 받아내거나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에 대한 수사는 회피한다는 것입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경찰 구조와 근무 여건을 개혁할 것을 인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 인도 정부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경찰 개혁을 위한 노력을 다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네, 인도에서도 오랫동안 경찰 개혁 요구가 중요한 정치적 현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개혁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인도 경찰이 주로 28개 주 정부들의 통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이들 주 정부나 지방 정당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력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같은 통제력을 포기하기를 꺼린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맘모한 싱 총리도 폭넓은 개혁을 다짐했는데요, 과연 그 같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경찰의 이런 문제가 인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요?

답)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인도 이웃 나라들도 상황이 비숫하다고, 인도에 본부를 둔 한 인권단체가 지적했습니다. 이들 나라들의 경찰 역시 영국 식민지 통치 시절에 억압적인 통치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이들 나라 정부들은 권력 유지를 위해 계속 그 같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지금까지, 인도 경찰이 아직도 영국 식민통치 시절의 잔재를 벗지 못한 채 끔찍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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