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과 양자 대화를 재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신선호 대사가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그 의도가 주목됩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24일 외신 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미국과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협상을 벌이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신 대사는 “평양 정부는 미국 정부와의 대화가 부재했던 것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대화가 없었던 것은 북한의 탓이 아니며, 북한은 언제든지 대화를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신 대사의 발언은 북한이 미-북 양자 대화를 원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북한의 2차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이 취한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미국 정부도 이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대북 금융 제재 조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측의 협상 복귀를 촉구하고,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선결조건으로 한 대북 지원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874호에 따른 대북제재를 전면이행하고, 대화에 복귀하는 한편, 비핵화를 위한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불능화를 이룰 경우 미국은 북한에 경제지원과 관계개선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과 양자 대화를 재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힌 것은 국제사회가 취하고 있는 현재의 대북 강경 국면에 전환을 시도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은 북한의 공식 입장이 방어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결정을 미국의 손에 떠 넘기려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 과시와 미사일 위협 등 도발적 행위 뒤에, 외부 지원이 중단되고 국제 사회의 제재가 강화되자 다시 국제사회에 손을 벌리려고 하는 과거의 패턴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북 핵 6자회담에 대한 불참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신선호 대사는 6자회담이 중단된 이유는 다른 참여국들이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신 대사는 “그들은 합의하고 약속했던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그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 대사는 따라서 "6자 회담은 영원히 끝났며, 북한은 6자 회담에 절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신 대사는 또 북한이 계속 유엔 회원국으로 남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그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북한이 현재 가해지고 있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1874호에 항의해 유엔에서 탈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신 대사는 이어 유엔 결의1874호에 대해 이는 오직 북한을 적대시할 의도로 채택된 부당한 조치라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