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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올 사업비 크게 부족'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인도적 지원사업 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금 95억 달러 가운데 무려 48억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필요 자금과 실제 모금액이 이처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먼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어떤 기구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답)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1991년 12월 유엔 정기총회에서 의결돼 발족된 특별기구인데요, 약칭으로 OCHA로 불리고 있습니다. 1972년에 생긴 유엔 재난관리국을 대신해 출범했는데요, 전세계 재난 상황이나 내전 등에 대한 유엔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재난이나 내전 등이 더욱 복합적으로 발발하면서 그 규모가 커지고 중요성도 높아졌는데요, 긴급구호는 물론이고 인도주의 정책 제시와 인도주의적인 활동 옹호 또한 중요한 임무로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도 OCHA의 주요 지원대상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 그런데, 이 유엔 기구가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OCHA는 2009년 7월22일 현재 세계 16개 나라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모두 95억 달러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모금된 금액은 47억 달러에 불과해서, 총 48억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 OCHA, 즉,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이처럼 큰 자금 부족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답) 네, 무엇보다도 지난 해 세계를 강타한 국제금융위기 여파가 가장 큰 이유라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을 이끌고 있는 존 홈스 조정관은 설명했습니다.

올해 세계 각국의 경제 상황이 지난 해보다 악화됐고, 결국 이 같은 상황이 유엔의 기금 모금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지난 해 보다 크게 늘어 자금부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OCHA는 밝혔습니다. 지난 해의 경우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2천 8백만 명이었지만 올해는 4천 3백만 명으로 1천 5백만 명이나 늘었고, 이에 따라 지난 해에 비해 15억 달러 이상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각 나라 별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수단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구요?

답) 그렇습니다. 부족한 금액이 무려 9억 1천 6백만 달러로 16개 지원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고, 홈스 조정관은 말했는데요, 콩고민주공화국의 5억 5천만 달러, 짐바브웨의 4억 5천 8백만 달러, 소말리아의 4억 2천 8백만 달러 등에 비해 약 2배 가량이나 많은 금액입니다. 이밖에 소말리아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는 케냐와 올해 초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로 큰 피해가 발생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홈스 조정관은 덧붙였습니다.

) 보고서는 특히 올해의 경우 파키스탄이 가장 주목된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 미국 주도 연합군이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한 탈레반 저항세력 소탕작전 때문입니다. 홈스 조정관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서북부 지방에서 펼쳐진 군사작전 때문에 최고 2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면서, 올해 들어 세계에서 인도적 상황이 가장 극적으로 변한 나라는 파키스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앞서, 북한도 주요 지원대상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관련 언급은 없었나요?

답) 네, OCHA의 지원 방식에는 크게 긴급구호 요청과 합동구호 요청,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긴급구호 요청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국제사회에 일정 금액의 지원을 요청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재난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장기적 지원체계를 갖추기 위해서 긴급구호 요청이 합동구호 요청으로 전환되는데요, 이번에 OCHA가 발표한 보고서는 이 두 가지 지원 방식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북한은 두 가지 지원 방식에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대신, 북한은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 보다 신속하게 대처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OCHA가 2006년부터 미리 모금해 두었다가 재난 직후에 사용하는 방식인 중앙긴급대응자금 (CERF)제도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에 1천만 달러를 받았고, 하반기에도 9백만 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올해도 올해지만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전망이 더 어렵다는 말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 그리고 북유럽 국가 등 전통적인 기부국가들의 대부분이 올해는 OCHA지원 예산을 줄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4/4 분기에 국제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지원 예산을 확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하지만, 올해는 주요 기부국가들에서 국가의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지출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OCHA 지원 예산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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