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인권을 유린 당한 종군위안부 등 피해 여성들의 실상을 폭로하는 전시회와 토론회가 이 달 말 워싱턴에서 열립니다. 일본군 종군위안부 결의안의 미 의회 하원 통과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되는 행사인데요,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지역의 민간단체인 정신대대책위원회와 한국정신대문제 대책 협의회가 공동 주관해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시회와 토론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전쟁과 여성의 인권에 관한 국제 전시회’는 한국의 종군위안부 피해 여성을 비롯해 유대인 여성, 콩고 여성 등 전쟁에 희생된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의 삶과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의 간사를 맡고 있는 조현숙 씨의 말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한국에서 활동했던 작품도 있고, 나치 당시 라벤스부룩이라는 여성수용소에 대한 사진과 그림,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 위안부로 끌려가셨던 할머니들을 담은 전시물, 현재로 와서는 콩고에서 여성에 대한 학대가 많았는데, 콩고여성들의 삶과 이야기도 전시가 되구요.”
이번 전시회는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렸던 행사의 규모를 줄여 다시 여는 것으로, 미 하원에서 일본군 종군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지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미 하원은 지난 2007년 7월 30일 일본군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결의안이 의결된 당일인 7월 30일에는 토론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조현숙 씨의 말입니다.
“토론회 오전에는 위안부 결의안 121 통과를 위해 활동을 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와 한국 정신대대책위원회 대표와 위안부 할머니 증언이 있습니다. 오후에는 전쟁과 여성 인권이라는 넓은 주제를 갖고 콩고 등 최근 전쟁을 치렀거나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 여성의 피해 사례라든지 여성들이 어떻게 활동가가 되게 됐다든지…”
한편, 미 하원의 일본군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는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자극제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미 하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네덜란드, 캐나다, 유럽연합 EU의회에서도 종군위안부 결의안이 잇따라 통과됐습니다. 이어 2008년 10월에는 한국 국회에서도 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공식 사과와 배상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