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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차관, 북한 기업 거래와 위폐 관련 협조 요청할 듯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과 관련해 중국 정부와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주 필립 골드버그 국무부 조정관에 이어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다시 중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레비 차관이 북한 기업들의 중국 내 금융거래와 미국 달러화 위폐 제조, 유통을 막기 위해 중국 측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8일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레비 차관은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민간기업 대표들을 만나 북한의 불법 활동과 국제금융체제의 악용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레비 차관이 이번 방문에서 북한 무역회사들의 중국 내 금융거래와 관련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무역회사들의 수와 정체 뿐만 아니라 이들이 중국 은행들과 맺고 있는 금융거래에 관해 미국 재무부가 이미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조선광업무역회사, 조선용봉총회사 등과 당시 미국과 일본이 추가로 제안한 10여 개 북한 기업들에 대해 중국 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레비 차관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닉쉬 박사는 내다봤습니다. 닉쉬 박사는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기업 세 곳 모두 중국에서 여전히 활동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있는 박선원 박사는 레비 차관이 미국 달러화 위조 방지와 관련해 중국 측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선원] “중국 내에서의 위폐 거래와 제조 조직에 대한 처리, 또 나아가서는 북한과 이들 조직과의 연계 여부 가능성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가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주시해줄 것을 요청할 것 같습니다.”

이 같은 미국의 협조 요청에 대해 중국이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의회조사국의 닉쉬 박사는 미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감수하고 있는 대규모 재정적자의 상당 부분이 중국 자금으로 충당되고 있어 중국의 입지가 전보다 더 강화돼 있다는 겁니다.

반면 중국이 대북 금융제재에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에서 선임 경제자문역을 지낸 윌리엄 뉴콤 씨의 말입니다.

뉴콤 씨는 중국 정부는 미국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국내 금융체제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국제적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대북 금융제재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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