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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곡물 수출 고관세 폐지, 북한 식량난 도울 듯


중국 정부가 곡물류와 비료 등에 대해 지난 해부터 임시로 부과해 온 높은 수출관세를 내일 (7월1일) 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식량난에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중국 정부가 곡물류 수출에 부과해 온 높은 관세를 전면 폐지키로 했다는 소식,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 중국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상무부는 지난 해 1월부터 부과해오던 일부 수출품목에 대한 임시 관세를 다음 달 7월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쌀과 밀, 콩 등 곡물류 등에 추가로 부과되던 임시 수출관세가 모두 없어집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해 1월부터 쌀의 경우 수출 관세로 5%를 부과하는 등 곡물류에 최고 25%의 임시 관세를 부과해 왔었습니다.

문) 중국의 이번 조치가 핵실험 이후 유엔의 제재에 직면한 북한의 숨통을 터줄 수 있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 해 1월부터 곡물류에 최고 25%까지 임시 관세를 부과했었는데요, 곡물류는 이윤이 많지 않아 25%까지 관세를 추가 부과한 것은 사실상의 전면적인 수출 중단 조치나 다름 없었습니다. 중국의 임시 관세 조치 여파로 지난 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북한이 중국을 통해 수입한 곡물은 1만2694톤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의 10만8109톤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줄었던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서 나타나는 등 중국에서 북한으로의 곡물 수출이 크게 급감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재작년 홍수 피해 등으로 식량난을 겪었던 북한은 식량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다음 달부터 곡물 수출 관세를 폐지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북한이 보다 쉽게 외부에서 곡물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문) 중국 정부는 곡물 외에 식량 증산에 필요한 비료에 대해서도 임시 수출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지요?

답) 네. 중국 상무부는 지난 해 1월부터 최고 75%까지 부과됐던 비료에 대한 임시 수출 관세도 다음 달 1일부터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한국의 비료 지원이 중단되자,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2만5608톤의 비료를 중국 등에서 수입했는데요, 이는 전년 같은 기간 635톤에 견주어 40배 이상 늘어난 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비료에 대한 임시 수출관세를 없앰으로써 북한이 종전보다 낮은 값에 화학비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북한의 식량 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중국이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일각의 요구와는 다소 다른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는 민생과 관련된 대북 지원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지요?

답) 네,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닷새 전 정례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유엔의 제재가 북한의 민생과 경제•무역교류, 인도주의적 원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정부가 북한과 연결된 송유관을 잠가 석유 공급을 중단하고 대북 식량 지원까지 중단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재로선 북한에 대해 자체적으로 제재하거나 제재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에둘러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중국은 만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기조를 바꿔 식량과 석유 지원을 줄이거나 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화제를 돌려보지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했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에 이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보도했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거듭 이 같은 보도를 부인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오늘 오후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친강 대변인은 일본 아사히신문에 이어 어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김정운이 이달 중순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했었다는 같은 내용의 보도에 대해, 이는 없는 사실을 날조한 것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재차 공식 부인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일정한 정도를 넘어 도가 지나치다라는 뜻의 중국 성어 ‘주화입마’를 소개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외신들의 김정운 중국방문설 보도가 지나치다는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정운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며 시진핑 국가부주석, 장쩌민 전 주석을 만났다고 어제 보도했습니다.

문) 김정운의 중국 방문 여부를 둘러싸고, 중국 정부와 외국 언론 간에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것 같은데요..

답) 네. 김정운의 중국 방문을 일본 아사히신문이 처음 보도한 뒤 중국 외교부가 몇 차례에 걸쳐 공식 부인하고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도 거듭 부인했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까지 나서 김정운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고 보도하고 나섬으로써, 김정운의 중국 방문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중국 정부의 공신력이 걸린 문제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김정운의 중국 방문에 대해 처음에는 모른다고 일관하다가 외신보도가 잇따르자 부인하는 중국 당국의 태도 변화에도 오해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하튼 중국 정부의 잇단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정운의 방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를 향해 거짓말을 한 셈이 되고, 김정운의 방중 사실이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북한을 돕기 위해 중국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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