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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인들이 경제 위기에 적응하는 방식 세가지


(문)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답) 네, 안녕하십니까!

(문) 지난 5월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26년 사이 최대인 9.4%를 기록했습니다. 사람 숫자로 따지면 현재 미국 안에서 약 682만 명이 직업이 없는 상태인데요? 이런 높은 실업률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현재 얼마나 좋지 않은 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각기 다양한 방법으로 주변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세기 초에 밀어닥친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라는 이번 경기 침체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인들은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그중에서 몇몇 눈에 띄는 것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문) 보통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따로 모아 화학적 변형을 가해서 이 제품을 다른 물건을 만드는 재료로 쓰는 것을 재활용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재활용말고 다른 개념의 재활용이 요즘 미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재활용을 의미하는 영어 ‘RECYCLE’이 아니고요, 바로 ‘REUSE’라고 해서, 누군가가 한번 썼던 물건을 다른 사람이 싸게 사서 그대로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 센터’가 바로 그것입니다.

(문) 영어로 ‘REUSE’라고 하니까, 거창한 말 같지만, 사실은 중고품을 쓴다는 말이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는 재사용 진흥 협회란 조직이 있습니다. 이 조직은 전자제품부터 부엌 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을 재사용하는 것을 진흥하고 이에 대한 교육을 하는 그런 조직입니다. 이 조직에 따르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미 전국에 산재한 재사용 센터에 들려서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찾고 있다고 하는군요.

(문) 이런 재사용 센터에서는 여러가지 물건들을 팔지만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즐겨찾는 물건 중에 하나가 바로 건축 자재 용품이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시에 있는 로딩 독이란 비영리 기관에는 수천 명의 고객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주로 한번 사용된 건축용품을 팔고 있는데요, 이곳에 있는 팔고 있는 물건들은 시중 가격의 약 10%에 지나지 않아, 주로 집을 새로 짓거나 개조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하는군요.

(문) 재사용품을 쓴다면, 돈을 절약하는 효과말고도, 넓게 보면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런데 이런 방법 말고 또 눈에 띄는 방법으로는 바로 노동과 물건을 교환하는 방법이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사실 역사를 살펴보면 돈이라는 물건이 등장하기 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상거래는 물건과 물건을 교환하거나, 아니면 노동과 물건을 교환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미국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 돈을 지급하는 대신에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보스턴 시에 사는 발레리 게이츠 씨는 판매 촉진 전략 전문가인데요, 요즘 게이츠 씨는 보스턴 시 인근에 있는 한 농장에서 신선한 야채와 유제품들을 공급받고 있다고 합니다. 게이츠 씨는 야채를 공급해주는 회사에 판매 촉진 전략을 자문해 주고 그 대가로 음식거리를 받는다고 하는군요.

(문) 농장 같은 경우에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이렇게 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판매 촉진 전략을 자문받기가 어려울텐데요, 음식거리를 대주고 이런 서비스를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요. 미국 역사를 살펴 보면 이렇게 경제가 어려울 때 미국인들이 물건을 교환한 적이 있었죠?

(답) 네, 지난 1933년에 루스벨트 대통령이 일주일 동안 전국의 은행들을 폐쇄한 적이 있었죠? 짧은 기간이지만 이 기간동안 미국인들, 필요한 물건을 물물교환으로 마련한 적이 있습니다.

(문) 이런 물물교환에 이어서 미국인들이 보이는 적응방식 중에 하나가 바로 가정에 있어서의 역할 변화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경기 침체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죠?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경우가요, 부부가 모두 일을 하다가 남편이 실업자가 되거나, 남편 혼자 일을 하다가 실직하는 경우가 되겠죠?

(문) 이런 경우에는 여자가 일을 계속하거나 일자리를 얻어야 하겠죠? 그렇다면 남자가 집에 남게되는데, 이런 상황이 가정 내 전통적인 부부 간 역할 변화를 가져온다는 그런 말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아내가 직장으로 나가고 남편이 가정에 남게 되는 상황, 아무리 미국 사람들이라도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을텐데요, 하지만 현재 주변 상황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에 남편들이 가사 노동에 적극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 남자가 집에서 음식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학교에 다니는 애들 숙제나 방과 후 활동에도 참여한다는 얘긴데, 이런 모습이 미국 안에서도 흔한 광경은 아니죠?

(답)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상황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이런 상황이 미국의 가족 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한다고 하는군요.

(문)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 머리 속에 굳어져 있는 생각 중에 하나가, 남자는 밖에서 일을 해 돈을 벌어 오고, 여자는 집안 일을 한다라는 것인데, 미국 안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런 통념이 많이 바뀐 것도 사실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가정과 노동이란 조직에서 조사한 것을 보니까요, 남성 노동자 중에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41%를 차지했다고 하는데요, 이 비율은 지난 10년 간 약 32%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라고 합니다. 반면에 여성 노동자 중 39%가 이런 전통적인 남녀 역할 분담론을 지지한다고 하는군요.

(문) 물론 이런 새로운 경향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같은 경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나 가정에 남게 된 남편들, 직장을 다니면서 결코 가질 수 없었던 시간들을 갖게 됐죠? 바로 아이들과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직장을 잃은 가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를 통해서 가족 간에 유대가 긴밀해진다면, 이런 것도 경제위기 상황에서의 예기치 않은 수확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문) 자 어려움에 처한 미국인들, 중고품을 쓰거나, 물건을 교환하고, 또 가정 안에서 전통적인 역할을 바꾸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인들의 노력, 하루 빨리 결실을 맺기를 바랄 뿐입니다. 김정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답)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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