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대북 관광이 중단되면서 경영난에 시달려온 한국의 현대아산이 사활을 건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남북관계의 경색이 계속될 경우 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던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도 이젠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 관광사업을 주도해 온 한국의 현대아산이 사활을 건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지난 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과 개성 관광사업이 중단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때문입니다.
현대아산은 북 핵 사태 등으로 현재의 남북 긴장국면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대북 관광 이외의 다른 사업 분야마저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이번 구조조정의 골자는 회사 내 4개 본부 가운데 대북 사업에 관계하는 경협사업본부와 관광사업본부를 하나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안으로, 다음 달 1일 시행할 계획입니다.
현대아산 측은 16일 이 같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통합본부의 이름을 관광경협본부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 노지환 과장입니다.
"아무래도 지금 관광사업이나 그런 부분들이 중단돼 있는 상태이고 직원들 중에 많이 유휴인력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을 좀 더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그런 취지로 조직개편이 이뤄진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아산 측은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 감축 규모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아산 스스로 회사가 이미 사활의 기로에 들어섰다는 점을 인정할 만큼 사정이 심각해 앞으로 닥칠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현대아산 직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노지환 과장입니다.
"지금 굉장히 어려운 건 사실이고 저희도 나름대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안팎으로 많이 노력을 하고 있지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걸로 봐 주시면 됩니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은 이미 지난 2월 회사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오는 4월까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대아산은 지난 3월까지 본사 인력의 20%를 순환 재택근무를 시키면서 급여의 70%만 지급하고 임원과 일부 직원 급여는 삭감하거나 지급을 유보했습니다.
또 금강산 관광 예약판매도 실시하는 등 치열한 자구노력을 했지만 상황이 점점 나빠지면서 6월을 2차 마지노선으로 정했습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관광사업에서만 약 1천3백82억원의 매출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약 1백11억원으로 지난 해 영업적자 54억원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현대아산은 전체 매출에서 대북 관광사업과 건설사업이 각각 45%를, 그리고 나머지 10%는 물류 등 기타사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설사업의 경우 70% 정도가 금강산과 개성공단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 재계에선 현대아산의 이런 매출 구조를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악화된 남북관계가 계속된다면 회사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