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내일 (16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이번 미-한 정상회담은 최근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만큼 핵과 미사일 등 북한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워싱턴에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미-한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와 미-한 동맹 강화, 그리고 미-한 자유무역협정(FTA) 진전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계획입니다.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도널드 그레그 이사장은 북한 핵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한국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그레그 이사장은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와 억류된 미국 여기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이사장을 비롯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두 나라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대북 햇볕정책을 추진했던 한국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보수적인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종종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한 목소리로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트로브 연구원은 미-한 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으며,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평양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정책을 재확인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우산 정책이란 만일 북한이 남한을 핵무기 등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은 핵무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동맹국을 방어하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미-한 정상은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7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의회의 비준을 받지 못하고 이 문제를 후임 정부에 넘겼습니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유세 중 자유무역협정에 다소 부정적인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여부가 큰 관심사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과거 미 연방 의회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씨는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와는 달리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텍사스 주 출신 케빈 브래디 하원의원도 미국의 경제적 현실이 변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각도에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문제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과거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많은 미-한 정상회담을 지켜봤던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는 이번 정상회담이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개인적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트로브 전 과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모두 성격이 원만해 인간적으로도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취임 후 두 번째인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공동의 대처 방안과 21세기 미-한 동맹관계의 새로운 청사진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박3일 간의 이번 방미 기간 중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외에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연설하고,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간담회도 가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