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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GM의 운명에 대한 두가지 관점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 즉 지엠사가 지난 6월 1일 파산 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안에서는 이 지엠이 과연 회생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를 놓고, 여러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지엠의 회생 여부, 정리하자면 역시 비관론과 긍정론을 들 수 있겠습니다.

(문) 그런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미국 경제 현안에 대한 생각을 활발하게 밝히고 있는 로버트 라이시 씨가 얼마 전에 지엠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아주 비관적인 전망을 내려 화제죠?

(답) 그렇습니다. 라이시 전 장관은 최근 개인 블로그에 '제조업의 미래, 지엠과 미국의 노동자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이 글에서 라이시 전 장관은 지엠이란 회사는 경쟁력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했습니다.

(문) 현재 회사가 거의 망할 지경에 처하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지엠 차는 미국인들이 애용하는 차였습니다. 그런데 라이시 전 장관은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답) 라이시 전 장관, 지엠 차가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소비자 운동가이자, 가끔 대선 후보로도 대중 앞에 나타나고 있는 랄프 네이더 씨가 이미 1960년대에 지엠 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엔 미국 중동부 석유업자들이 지엠 차가 경제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답니다. 그리고 80년대에 들어선 작고 고장이 덜나고 기름이 적게 드는 일본 차들이 미국 시장을 석권하면서, 지엠 차는 믿을 수가 없고 비싸다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확고하게 심어졌다는 것이 라이시 전 장관의 지적입니다.

(문) 사실 라이시 전 장관의 이런 지적은 통계 자료로도 뒷받침되고 있죠?

(답) 네, 사실 지난 30년 동안 미국 내 신차 판매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했습니다. 지난 1980년의 신차 판매 시장 점유율은 45%였고, 1990년엔 35%, 2000년엔 28% 그리고 올해엔 19%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 말고도 지엠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요, 미래에 가장 큰 구매 세력이 될 20대와 30대를 포함한 젊은 층이, 이 지엠 차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점이라고 라이시 전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는 파산 위기에 처한 지엠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면서, 여러가지 명분을 내세웠는데, 라이시 전 장관은 이런 명분도 논리적 근거가 빈약하다고 비난했죠?

(답) 그렇습니다. 라이시 전 장관은 여러 항목에 걸쳐서, 미국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왜 효과가 없을 것인가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어쨌든 라이시 전 장관, 한마디로 이번 공적 자금 투입은 지엠이 최종적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시간을 지연시켜 정부와 노동자 그리고 차 판매상 등이 이에 준비를 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라이시 전 장관의 이런 아주 비관적인 전망과 반대로, 잘하면 지엠이 살아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죠?

(답) 물론입니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은 우선, 이번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실시될 구조조정을 통해 그동안 지엠을 괴롭히던 큰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지엠을 괴롭히던 문제라 하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노동자에 대한 과다한 복지 비용을 들 수 있죠?

(답) 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동차 노조는 연금을 삭감하는 등 이미 사측에 상당한 양보를 했죠? 이런 노동자들의 양보 외에도 지엠에 돈을 빌려준 채권단도 빚을 줄여주는데 합의했습니다. 또 지엠은 그동안 일본 자동차 회사들에 비해 생산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을 받았는데요, 이렇게 생산성을 떨어뜨리던 많은 불합리한 규정들도 이번에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이런 조치들은 일단 너무 비대해진 지엠의 몸집을 줄이는 조치의 일환이 되겠죠?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조치뿐만이 아니라, 공장을 폐쇄하고, 인원을 줄이면서 판매망을 재정비하는 것도 포함이 되겠습니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 지엠이 살아나는데 제일 중요한 요소인, 소비자들에게 잘 팔리는 차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겠죠?

(답) 그렇습니다. 특정 차종을 놓고 보면은 지엠은 과거에도 기술 혁신을 통해서 매출을 늘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과거의 경험과 예정된 구조조정안이 결합해서 실효를 거두게 된다면, 지엠의 회생이 아주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지엠이 오는 2014년부터는 이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문) 그렇지만 이렇게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군살빼기 작업을 하면서 회생을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는 지엠 앞에 놓인 환경이 그렇게 만만치는 않죠?

(답) 네, 지엠이 아무리 감원이나 공장 폐쇄 조치를 취하고 또 연료 효율이 높은 차를 개발한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지엠 차를 사주지 않으면 이런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겠죠?

(문) 그렇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차를 사줄 수요가 늘어야 할텐데, 경기 침체가 앞으로 얼마나 계속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이 점이 미국 자동차 업계가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점 중에 하나인데요, 미국의 신차 수요는 금융위기 이전에 연간 1천 700만대에 달했지만, 지금은 1천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요, 앞서 라이시 전 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그동안 그나마 미국 차를 사주던 5, 60대 미국인과 비교해, 젊은 층은 미국산 차를 살 생각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팔리는 좋은 차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바닥을 헤매고 있는 차 수요가 과연 앞으로 살아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 그리고 강력한 구매층인 젊은 층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 점들이 지엠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고민거리 중에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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