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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관계 복원 불투명


인도 뭄바이에서 테러가 발생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인도는 여전히 파키스탄 당국의 테러 근절 의지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시 파키스탄 무장단체가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었기 때문인데요. 한쪽에서는 양국 관계 복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습니다. 어떤 문제가 남아 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인도와 파키스탄, 원래 앙숙관계이긴 합니다만,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된 계기는 뭄바이 테러 사건 아닙니까?

답) 예. 지난 해 11월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사건이죠? 일부에서는 '인도판 9.11 테러'다, 그렇게 부를 정도로 주목 받았던 대참사였습니다. 특히 당사국인 인도는 엄청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파키스탄이 테러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 때문에 더욱 여론이 좋지 않았습니다.

문) 실제로 파키스탄인이 검거됐었잖아요

답) '하피즈 모하마드 사이드'라고 하는 파키스탄인이 체포됐었습니다.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테러단체 '라시카르 에 토이바'의 창설자인데요. 또 이 단체의 전신인 과격 자선단체 '자마트 우드 다와'의 지도자를 맡았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문) 파키스탄이 테러의 배후를 철저히 수사하라는 인도 당국의 요청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 아니었습니까? 어쨌든 테러 용의자를 검거하는 성의는 보였으니까요.

답) 거기까지는 성의를 보였는지 몰라도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최근 '하피즈 모하마드 사이드'가 석방됐기 때문입니다.

문) 무죄 판결을 받은 건가요?

답) 사이드가 테러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파키스탄 라호르 고등법원은 따라서 사이드를 풀어주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계속 구금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판결했구요.

문) 인도 당국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조치겠군요.

답) 물론입니다. 인도 내무장관이 나서서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가 뭄바이 테러범 처리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책임도 다하지 않는다, 그런 불만입니다. 내무장관 뿐만이 아닙니다. 인도 외무장관도 나섰습니다. 사이드의 이념이나 주장들을 볼 때 그가 테러리스트 기질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문)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스포츠 경기를 통해서 조심스럽게 접촉을 개시하고 또 정부 간 대화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별 진척이 없었나요?

답) 관계 복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조짐, 또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난 3일 말라이아 크리시나 인도 외무장관이 외교채널을 통한 관계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발언만으로는 아직 부족합니다. 크리시나 외무장관은 바로 다음 날, 지난 4일이죠, 좀 불편한 심기를 밝혔습니다.

기자가 파키스탄과 캐쉬미르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한 대화 재개를 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인데요. 파키스탄 당국이 파키스탄 내의 테러 소탕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그럴 의사가 없다, 이렇게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하루 만에 부정적인 어조로 바뀌었죠?

문) 그렇네요. 어떻게든 파키스탄이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인도가 쉽사리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 같지 않군요. 뭄바이 테러 용의자는 이미 석방해 버렸으니 별 방안이 없는 것 아닌가요?

답) 상황은 아직 확정적이지 않습니다. 아직 중요한 변수가 남아있습니다. (뭔가요?) 바로 미국의 입김입니다. 테러 단체에 대해 누구보다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국 역시 '라시카르 에 토이바'를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었기 때문입니다. 인도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문) 파키스탄으로서는 미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겠네요.

답) 물론입니다. 더구나 미국 특사가 직접 파키스탄을 방문해 사이드의 석방에 대해 우려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파키스탄은 불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 애를 쓰는 모습입니다.

문) 사이드를 석방시킨 고등법원 판결이 바뀔 수도 있을까요?

답) 파키스탄 당국이 적어도 그런 시늉은 하고 있습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 대변인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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