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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미 영화 ‘보디가드’ 좋아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운은 영어를 구사하며 미국 영화를 즐겨 본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평양에 13년 간 머물면서 김정운을 가까이서 지켜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운은 형인 김정철보다 적극적인 성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3대 세습 주인공으로 떠오른 김정운의 면모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현재 일본의 한적한 시골에 살고 있는 후지모토 겐지 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서방 사람입니다. 지난 1988년부터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하면서 김정운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후지모토 씨는 김정운이 형 김정철보다 적극적인 성격이라고 말했습니다. 후지모토 씨에 따르면 측근 인사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둘째 아들인 김정철을 '큰 대장', 막내인 김정운을 '작은 대장'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정운은 자신을 '작은 대장'이라고 부르면 상당히 화를 냈다고 합니다. 자신이 왜 '작은 사람'이냐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김정운을 '대장 동지'로 바꿔 부르게 됐다고 후지모토 씨는 말했습니다.

김정일-김정운 부자를 10년 이상 지켜본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김정운을 상당히 사랑했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김정운은 키가 167 센티미터 정도로 큰 데다 성격과 외모가 아버지 김정일을 빼닮았기 때문입니다.

김정운은 영어를 잘하는 편이었다고 후지모토 씨는 회고했습니다. 지난 '90년대에 형인 김정철과 함께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를 다녔는데, 이때 영어를 배웠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어도 배웠는데 영어만큼 잘 하지는 못했다고 후지모토 씨는 말했습니다.

특히 김정운은 농구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후지모토 씨에 따르면 김정철과 김정운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북한의 국가대표 농구 선수들과 어울려 농구 경기를 자주 했습니다. 경기가 끝나면 형인 김정철은 '수고했다'고 말하는 것에 그친 반면 김정운은 오랜 시간 반성회를 갖고 경기를 분석하고 작전을 세웠다고 합니다.

김정운은 미국 영화도 즐겨봤으며,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인 케빈 코스트너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보디 가드'라는 영화를 특히 좋아했다고 후지모토 씨는 말했습니다. 후지모토 씨에 따르면 김정운은 '사랑해'라는 노래를 비롯한 남한의 유행가도 자주 불렀습니다.

김정운은 10대 후반부터 술과 담배를 했다고 합니다. 후지모토 씨는 김정운이 맥주와 포도주는 물론 보드카를 잘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또 때때로 승용차에 후지모토 씨를 태우고 야외에 나가 담배를 함께 피우기도 했습니다.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김정운의 후견인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김정운의 후계 작업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씨는 지난 2001년 북한을 탈출해 지금은 일본의 한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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