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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전 우세’


북한 축구대표팀이 6일 평양에서 이란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7차전을 갖습니다. 북한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됩니다. 하지만 패할 경우 사실상 탈락하게 되는 이란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6일 평양 양각도 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과 이란 간 경기는 두 팀 다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북한은 현재 3승1무2패, 승점 10점으로 한국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지만, 골 득실차로 3위로 밀린 사우디 아라비아의 추격을 받고 있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남은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두 경기에서 최소한 1승 1무 이상을 거둬야 본선 진출권이 주어지는 조 2위 안정권에 들게 됩니다. 따라서 심리적 부담이 큰 사우디 원정경기보다는 평양에서 열리는 이번 이란 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축구 전문가인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북한이 이란을 물리칠 경우,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의 좋은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조직력을 잘 다져왔던 북한으로서는 이번 이란 전이 월드컵 진출의 호기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은 이란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4승1무2패, 승점 13점이 돼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층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란은 더욱 절박한 상황입니다. 지난 해 10월 테헤란에서 열린 경기에서 북한을 2-1로 물리쳤지만, 그 후 한국과의 홈 경기에서 비기고 사우디 원정경기에서 패하는 부진을 보인 끝에 감독이 교체되는 심각한 내분을 겪었습니다. 1승3무 1패, 승점 6점으로 조 4위로 처진 이란은 북한과의 경기에서 패할 경우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본선 자동진출이 무산되는 벼랑 끝에 몰려 있어 북한 전에 모든 것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이번 북한 전 승리를 통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란의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북한 원정경기에 나서는 대표팀에게 전용비행기까지 내주며 선수들을 독려했습니다.

이란은 북한과의 역대 전적에서 11승 3무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고, 월드컵 예선에서도 북한을 상대로 5승 1무의 압도적인 전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북한의 우세를 점치고 있습니다. 축구 전문가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의 말입니다.

"이란의 감독 교체라든지, 또는 최근의 평가전에서도 기록이 좋지 않았고, 여러 가지 흐름을 놓고 봤을 때 북한이 조금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경기가 평양에서 열린다는 점도 북한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박 위원은 말했습니다.

박 위원은 이란 선수들은 좋은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힘으로 밀어 부치는 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면서, 그렇다고 북한이 수비에 치중하는 경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고 승리를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번 이란과의 경기에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가야 됩니다. 무승부를 거두면 사실상 본선행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골을 넣는 축구를 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히 공격적으로 선수를 배치하면서 이란을 몰아 부치지 않을까.. 이렇게 보입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북한이 그동안 선 수비 후 역습의 전략을 잘 다져왔기 때문에 이란 수비진을 충분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 공이 정지된 상태에서 선수들 간의 사전약속에 따라 이뤄지는 '세트플레이'가 위력적이라며, 북한이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트플레이에 있어서의 슈팅 능력이나 제공권 같은 것이 이란이 좋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북한이 수비에서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란에 승리할 경우 남북한이 함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과 같은 B조에 속한 한국은 현재 3승1무1패, 승점 11점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6일 아랍에미리트 연합 원정경기에서 승리하고 북한은 평양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이기거나 비길 경우 본선 진출이 확정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의 도움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2위 자리를 놓고 북한과 다투고 있는 이란과 사우디와 각각 한 경기씩 남겨 놓고 있는 한국이 두 나라에 모두 승리할 경우 북한의 부담이 그만큼 덜어지기 때문입니다.

한편, 북한은 평양에서의 대 이란 경기에 이어 오는 17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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