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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3] 북 권력 3남 김정운, 3대 세습 유력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는 북한의 최근 동향과 후계 체제를 점검해 보는 특집방송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후계 구도의 방향과 후계자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위원장의 3남 김정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영권 기자 나와있습니다.

) 최근 들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이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우선 그 정황부터 자세히 알아볼까요?

답) 한국 국가정보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3남 김정운을 후계자로 확정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김정운의 후계 선정 사실을 담은 외교전문을 해외주재 공관에 발송했다는 게 주요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 일본의 일부 언론들, 그리고 한국의 일부 국회의원들 역시 정보 당국자들과 대북 소식통, 또는 북한 내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운이 후계자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 김정운 후계설에 대해 어떤 식으로 보도가 나오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 네, 한국의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은 당 중앙위원회 산하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이 김정운이 후계자로 결정됐다는 내부 통달을 대좌급까지 내렸다고 전했고요.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성 간부들을 대상으로 김정운이 김 위원장의 유일한 후계자란 내용의 특별강연을 실시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밖에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운을 '젊은 대장'으로 호칭하며 노동당 요직에서 준비시키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는가 하면 평양의 소학교에서 김정운 장군의 노래를 가르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북한에서 `3대 세습'이 유력시 되는 김정운이 어떤 인물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김정운은 1983년 1월 8일생으로 올해 만 26살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일조선인 귀국자 출신으로 만수대예술단 무용수였던 고영희 씨가 어머니입니다. 김정운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여러 보고서를 살펴보면 아들들 가운데 얼굴과 체형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 많이 닮았고 승부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1988년부터 2001년까지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를 지내며 김 위원장의 가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는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는 김정운이 권력욕이 있고 통솔력도 있어 아버지의 총애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김정운은 175cm 의 키에 몸무게가 90kg 이상으로 과중인데다 과음을 즐겨 고혈압과 당뇨 증세를 앓고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 북한 정권은 '백두산 줄기'를 강조하며 혈통과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김정운은 어떻게 자랐습니까?

답) 김정운은 어린 시절부터 군복을 입고 군사교육을 꾸준히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군 출신 탈북자들은 군대에서 그를 '샛별장군'으로 불렀다고 말합니다. 10대 초반이던 1996년부터 1998년 사이에 스위스에서 유학한 뒤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특설반에서 군사학을 비밀리에 공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김정운은 스위스 유학 중 박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했고, 급우들은 그가 북한대사관 운전기사의 아들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또 스키를 즐기고, 미국 프로농구를 매우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요직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 김정운이나 형 김정철 모두 후계자가 되기에는 너무 어리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은데요?

답)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오랜 준비 끝에 1974년 32살 생일 바로 직전에 후계자로 결정된 것과 비교하면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어머니 고영희 씨가 재일동포의 딸이자 후처로 들어왔기 때문에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어린 나이가 오히려 기득권 세력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간부들로서는 김정운 같이 어린 인물이 차기 지도자가 된다면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고 큰 영향력을 장기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그 것이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운이 아버지를 수행하며 지도 교습을 받아왔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북한 지도자의 습성을 잘 습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 그 동안 전문가들은 북한 내 후계 구도와 관련해 세습을 포함한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세습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세습과 함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나 다른 실세 인물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느 한 인물에 집중하지 않는 수평적인 중국식 집단지도체제 가능성을 유력하게 전망했었는데요. 북한 정권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미국 해군분석센터(CAN)의 켄 고스 외국지도부 연구 담당 국장은 지난 달 한-중-일 세 나라를 방문해 현지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눈 결과 3대 세습이 가장 유력하다는 견해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집단 지도체제의 핵심을 이루면서 김 위원장의 세 아들 가운데 한 명을 새 지도자로 지지하는 그림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습니다. 코스 국장은 그러나 김정운의 후계자 낙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 정부가 사실상 3대 세습으로 후계 구도를 굳힌 배경. 어디에 있을까요?

답) 북한은 겉으로는 공산주의 사회이지만 실체는 봉건적인 혈통 중심의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3대 세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고위층들 사이에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이 아니면 자신들은 모두 대등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는 길은 세습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왕과 신하의 충성 관계에서는 아들인 왕자가 왕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 차남 김정철의 승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봐야 하나요?

답)몇 년 전만 해도 1980년생인 차남 김정철의 승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많았는데요. 하지만 일부 관측통들에 따르면 김정철은 성격이 유순하고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서방국인 스위스에서 국제학교를 졸업해 정통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김덕홍 씨 등 일부 전문가들은 가부장적 사회인 북한에서는 장남이 우선이며 사실상 장남인 김정철 역시 김일성 군사종합대학에서 군사교육을 받고 요직에서 근무해왔기 때문에 막내 정운보다 김정철의 승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강력히 김정철을 후원해 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 장남 김정남은 후계자에서 완전히 배제된 겁니까?

답) 김정남에 대해서는 그런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정식 부인이 출산한 자녀가 아니기 때문에 명분이 약하고 일본에 불법비자로 입국하려다 국제적 망신을 사는 등 아버지뿐 아니라 북한 기득권층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해외생활을 많이 해 국제사회에 너무 정통하고 개방적인 성격으로 북한 지도자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해 중국이 개입할 경우 중국 고위층들과 두터운 관계를 맺고 있는 김정남이 갑작스레 지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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