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민간단체가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 폐지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서한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곧 보낼 예정입니다. 이 단체는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주 독일을 방문해 과거 나치 정권이 유대인들을 탄압한 강제수용소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서한을 작성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 도쿄에 있는 민간단체 '노 펜스'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폐지를 목적으로 전직 외교관, 교수 등 일본 지식인들이 중심이 돼 결성된 시민 단체입니다.
이 단체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의 독일 강제 수용소 방문과 연관이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주 중동과 유럽 순방 중 독일에 들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정권이 유대인을 탄압한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재일 한인으로 '노 펜스'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송윤복씨는 29일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인권 문제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치범 관리소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취지에서 서한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으신 분이시고 관타나모 수용소 해체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행동력도 강한 분이시니까 독일 수용소를 방문하는 기회에 현재 진행중인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희들도 함께 싸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는 오바마 대통령이 인권 문제로 폐지를 추진하는 쿠바 관타나모 미군 수용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한 곳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서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하는 부헨발트 수용소는 과거가 아니며, 그와 같은 형태의 강제 수용소가 21세기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바마 대통령이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서한은 특히 북한 정부가 지난 25일 실시한 핵실험을 지적하며 핵개발과 정치범 관리소의 인권 탄압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정치범 관리소에서 경비원을 지낸 탈북자 안명철 씨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야산의 터널 공사를 위해 10대 청소년부터 장년에 이르는 정치범 수감자들을 동원했다고 말했습니다. 더 끔찍한 사실은 이 공사에 동원되었던 수감자들이 모두 비밀 보안을 위해 살해됐다는 것입니다.
'노 펜스'는 이런 증언은 북한 정부가 인권 범죄를 통해 핵 개발과 핵실험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서방 세계 지도자들은 더 이상 관리소 내 무고한 수감자들과 박해 받는 기독교인들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송윤복 총장은 미국의 북한자유연합 등 여러 국제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서명한 서한을 곧 백악관에 보낼 예정이라며 오바마 대통령뿐 아니라 서방 세계 국회의원들에게도 전자메일을 통해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원들. 구체적으로 미국,영국,호주,캐나다 그런 나라들의 국회의원 명단을 입수하고 있고 유럽연합 의회 7백여 명의 의원 연락처도 다 파악하고 있습니다. 각 국에서도 북한에 대해 최대한 압력을 가해 달라고 호소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