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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브라질, 1백억 달러 원유 공급 계약


중국이 브라질에 1백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브라질의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는데요. 두 나라의 이런 전략적 협력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공동전선이 강화되고 있음을 뜻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양국 간의 대규모 경제 협력 조치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문) 중국이 거액을 브라질에 빌려주기로 했는데 에너지 회사에 대한 투자 형식이라죠?

답) 그렇습니다. 브라질 국영에너지 회사 페트로브라스에 1백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브라질이 중국에서 빌린 돈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문)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국, 역시 브라질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겠죠?

답) 물론입니다. 페트로브라스는 중국으로부터 1백억 달러를 대출 받는 대신 중국 최대 정유업체인 '시노펙'에 앞으로 10년 동안 원유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올해는 하루 15만 배럴, 내년부터는 9년 간 하루 20만 배럴씩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문) 중국 시노펙은 이미 전부터 페트로브라스와 거래가 있었죠?

답) 예. 지난 해 시노펙은 이미 페트로브라스로부터 3백만t의 원유를 공급받았습니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2월 내년 말까지 1천만t 이상으로 공급 규모를 늘리기로 시노펙과 합의한 바 있구요.

문) 중국과 브라질, 양국 정상이 최근 정상회담을 갖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전격적으로 타결된 양국 간 협력안은 이 회담의 결과로 보면 되겠군요.

답) 바로 그렇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었죠? 그 자리에서 양국의 전략적 동반관계를 강화하자, 이렇게 합의했는데 이번 계약은 그 합의의 가장 중요한 결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브라질 지도부가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 관계가 더욱 공고해졌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구요.

문)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결국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공동 대처하자, 그런 의지의 다른 표현으로 들리는 군요.

답)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아시아와 남미 두 대국 간 협력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겁니다.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지목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지도력을 발휘해 보자는 공감대가 양국 간에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죠. 이런 점은 중국을 방문한 룰라 대통령의 지난 19일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룰라 대통령은 "세계적 금융 위기 아래서 중국과 브라질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정한 국제질서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이 두 나라의 이익과 일치하고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발언 같군요. 꼭 이번 합의가 아니더라도 양국은 최근 들어 눈에 띌 정도로 밀월 관계를 유지해 오지 않았습니까?

답) 양국 간 교역 규모가 그 점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룰라 대통령이 첫 임기 중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 교역 규모가 대폭 늘었는데요. 지난 해 32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중국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도 원유공급 계약을 포함해 금융, 과학, 우주, 법률, 농산물 등 13개 합의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양국 모두 가능성이 무한한 나라들이기 때문에 그런 폭넓은 협력이 이뤄진다면 시너지 효과, 그러니까 공동 상승 작용이 막대할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에 맺은 달러 대출 – 원유 확보 계약만 들여다 봐도, 페트로브라스는 중국으로부터 대출 받은 돈을 브라질 남부 산토스만에서 대규모 원유를 추출하는 데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 지역 원유 생산량은 약 8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엄청나군요) 브라질이 추진하고 있는 이 심해유전 개발이 성공할 경우에 원유 매장량이 세계 10위권에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이 챙기는 반대급부도 상당하겠죠?

진행자: 사회주의 국가의 최고 지도자 후진타오 주석과 역시 좌파 성향이 강한 룰라 대통령이 이렇게 자본주의적 성격이 강한 경제 협력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과연 양국이 의도한 대로 미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축을 형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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