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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슨, ‘여기자 재판후 석방 돌파구 기대’


미국인 여기자 2 명이 북한에 억류된 지 22일로 65일째를 맞은 가운데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두 여기자에 대한 재판 이후 이들의 석방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최근 이 같은 견해를 밝힌 데 이어 과거 북한과의 협상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도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해 배경이 주목됩니다.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재판이 열리는 6월4일 이후 억류 사태에 돌파구가 마련돼 두 여기자가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지난 20일 케이블 방송인 `MSNBC' 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두 기자 문제와 관련해 "약간의 밀고당기기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북한 측이 두 여기자 건과 관련해 뭔가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신호로 믿고 있으며,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클린턴 장관과 리처드슨 주지사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 국무부의 실무 관계자도 최근 두 여기자의 가족들에게 재판 이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슨 주지사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사건을 `조용한 외교'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잘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은 매우 예측불가능하고, 자신들에 대한 모욕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란 점을 조용한 외교가 필요한 이유로 설명하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여기자 문제에 절제된 대응을 보이면서 북 핵 6자회담과 분리해 인도주의 차원의 사안으로 다루는 것은 좋은 대처라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또 북한 측이 두 여기자에 대한 비난을 비교적 자제하면서 간첩이란 단어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 것도 좋은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슨 주지사는 두 여기자가 불법으로 북한 영토로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밖에 핵 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이 바라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개입 없이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94년과 1996년 평양을 방문해 헬리콥터 불시착으로 북한 영공에 진입했다가 체포된 보비 홀 중위의 석방과, 술을 마시고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간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의 석방을 이끌어 낸 바 있습니다.

한편 리처드슨 주지사의 외교안보 특별보좌역인 토니 남궁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리처드슨 주지사는 현재 두 여기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 방문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사정에 밝은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세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 (ICP) 연구원은 최근 한 언론 기고문에서 억류된 기자들의 가족들로부터 두 여기자가 `나쁜 대우를 받고 있지는 않으며, 편한 곳에서 생활하며 재판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1일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시카고 등 5개 도시에서 두 여기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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