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외부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대북 민간단체들의 활동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대형 풍선을 통한 전단 보내기 운동 뿐 아니라 북-중 간 밀수 통로를 이용해 소형 라디오와 성경, DVD, USB 등을 들여보내는가 하면 팩스를 통해 정보를 보내는 운동까지 전개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매릴랜드 주에 사는 일본계 미국인 아사노 이즈미 씨는 지난 1월부터 북한에 팩스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보가 폐쇄된 북한사회에 외부 소식을 알리고 싶어 이 운동을 시작했다는 아사노 씨는 평양 시내 2백여 개 공공기관에 매일 2-3차례 팩스를 보내고 있습니다.
팩스 내용은 북한에 전단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제공한 전단으로,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에 허덕이는 근본적인 이유와 북침이 아닌 남침이었던6.25 전쟁의 실체, 한국이 세계 1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배경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단체 ReACH의 대표를 맡고 있는 아사노 씨는 팩스 한 건 당 미화 3달러의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북한 정부 간부들을 상대로 한 이 운동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팩스를 통해 북한에 외부 정보를 유입하는 일은 아사노 씨에 앞서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미국과 일본의 단체들이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한 기독교 선교단체는 수 년째 기독교 전도 용지를 팩스를 통해 북한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일을 해왔다며, 상대의 반응은 확인하지 못하지만 영적인 통행을 기대하며 팩스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팩스 외에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노래의 가사를 바꿔 만든 CD와 배우 출신 탈북자들이 목소리를 입혀 만든 이야기식 DVD 성경, 충전기와 전지를 겸해 쓸 수 있는 소형 물품들을 북-중 국경을 통해 수 년째 보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납북자 단체인 COMJUN-'북한에 납북된 것으로 보이는 일본인 납북자 조사위원회'도 자동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북한으로 팩스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단체는 회원들에게 보내는 소식지에서 아라키 가즈히로 대표가 1년 이상 이 운동을 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동참을 요청했습니다.
이밖에 한국의 한 기독교 단체는 최근 기독교 사업가, 탈북자들과 협력해 북한에 소형 라디오 보내기 사업을 비공개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담배갑 보다 작은 장기 충전용 라디오를 북-중 국경을 통해 북한에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