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낙태반대 학교서 연설하는 오바마 대통령


(문)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답) 네, 안녕하십니까!

(문) 미국내 대학들에서는 요즘 졸업식이 한창입니다. 미국에서는 정치인들이나 유명인들이 대학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요즘 바락 오바마 정부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이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느라고 바쁜 사람들이 많죠?

(답) 그렇습니다. 요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느라고 바쁜 사람들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역시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13일,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해서 축사를 했고요, 지난 주말에는 노트르담 대학 졸업식에 참석했죠? 그리고 오는 5월 22일에는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뿐만이 아니고요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서부터,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그리고 램 엠마뉴엘 백악관 비서실장까지 미국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더군요? 그런데 이중에서 지난 주말 인디애나 주에 있는 노트르담 대학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의 소식이 가장 화제가 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이 노트르담 대학은 카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대학입니다. 그런데 이 오바마 대통령이 노트르담 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해서 축사를 하는 것을 두고 그동안 노트르담 대학뿐 만이 아니고요, 미국 카톨릭계가 논쟁을 벌였습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해서 졸업생 축사를 해준다면, 영광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오바마 대통령의 졸업식 참석이 논란거리가 되는 이유는 뭔가요?

(답) 네, 한마디로 낙태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 때문입니다. 잘 알려진바 대로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들에게 낙태를 결정할 권리를 주는 것을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톨릭 측은 이 낙태를 어떠한 이유에서건 반대하고 있죠? 그래서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카톨릭 교계는 낙태 문제를 둘러싸고 불편한 사이였는데요, 이런 와중에 카톨릭계 대학인 노트르담 대학 졸업식에 낙태 찬성론자인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하니까, 미국 카톨릭계가 이를 두고 논쟁을 벌인거죠.

(문) 사실 오바마 대통령이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에 반대하는 몇몇 졸업생이 졸업식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하고, 또 낙태를 반대하는 단체와 학생들이 졸업식 당일에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이런 수많은 논쟁을 뒤로 하고, 결국 노트르담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었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지난 5월17일, 졸업생을 포함한 1만 2천명이 모인 노트르담 대학교의 졸업식 행사장에 등장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행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 자신의 참석을 둘러싼 논쟁을 생각해서인지, 낙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길게 풀어 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낙태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 낙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자고 말했습니다.

(문)낙태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이 합의할 가능성은 없지만, 낙태를 결정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가슴이 찢어지는 경험이라는 것은 양 진영이 동의할 것이다. 그러니까 낙태를 선택하는 여성들의 수를 줄이도록 같이 노력하자.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여성들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것을 줄이고 입양을 활성화시키면서 출산을 앞둔 여성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라는 말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낙태를 찬성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여성이 낙태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을 최대한으로 줄여보자는 의미겠죠?

(문)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 연설 내내 박수 갈채를 받았지만, 이런 오바마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목소리도 연설 도중에 터져 나왔죠?

(답) 오바마 대통령이 한참 연설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목소리를 높여서 항의하는 소리가 들리죠?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계속하고 있고요, 다른 학생들이 야유를 보내면서 항의하는 목소리가 묻혀버리는 것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이 소리 말고도 연설 중에 두번 더, 이런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는데요, 모두 다른 학생들의 야유에 묻혀서 별 빛을 보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문)대통령이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항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미국입니다. 항의를 하던 사람이 식장에서 쫓겨났는지 아니면 체포됐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대통령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기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용기가 가상하네요.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졸업식이 진행되는 동안 학교밖에서도 시위가 벌어졌죠?

(답) 네, 낙태를 반대하는 학생들과 단체들이 교문밖에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 교문 밖에서 시위를 벌이던 한 시위자는 오바마 대통령을 초청한 노트르담 대학의 조치는 카톨릭교인들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하면서,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도 안되고 또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네요. 한편 교문밖 시위에 참석했다가 경찰에 잠시 체포되기도 했던 보수 성향의 정치 운동가 알랜 케이예스 씨는 오바마 대통령의 낙태 허용 정책은 살인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케이예스 씨,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가 낙태와 관련해 이름붙였던 무고한 아이들을 살해하는 죽음의 문화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군요.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미국인들을 상대로 낙태에 대한 조사를 했던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답) 네, 여론조사 응답자의 51%가 낙태에 반대한다고 밝혔고요, 42%는 찬성한다고 나왔네요.

(문) 낙태를 반대하는 학교에서 낙태를 찬성하는 대통령을 졸업식에 초청했습니다. 서로 정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생각마저도 포용해서,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는 미국인들의 자세,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강점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