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 WFP는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재개를 여전히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식량이 도착하면 즉시 분배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들과 요원들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재개를 거듭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해 북한에 식량 50만t 제공을 약속하며, 이 중 40만 t을 WFP를 통해 분배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분배 감시 문제와 관련한 북한 당국과의 이견으로 지난 해 9월 이후 WFP에 식량을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응해 올해 3월 중순 북한 당국도 미국에 추가적인 식량 지원을 거부한다고 통보했습니다.
WFP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1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유럽 국가들로부터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기부를 받았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국의 대규모 식량 지원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 재개를 기대하고 있는 WFP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 때문에 설비와 요원 축소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현재 50명의 WFP 국제요원들이 북한 당국에 등록돼 있으며, 그들의 입국사증도 유효하기 때문에 언제든 즉각 대규모 식량 분배를 담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당장 북한주민들에게 분배해 줄 식량이 많이 없는 상황이어서 일부 요원들은 파키스탄과 같이 보다 상황이 긴급한 곳으로 파견을 나갔다고 밝혔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그러나 미국 정부의 40만t 식량 분배를 위해 구축한 기반 시설들이 폐쇄되지는 않았어도 가동은 최소화 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평양, 청진, 함흥, 해주, 혜산, 원산에 설치된 WFP 현장사무소들 중 두 군데만 활용 중이며, 북한 전역의 13개 식량 가공공장도 두 군데만 가동 중이라는 설명입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당초 목표로 삼았던 식량 지원 대상 6백 20만 명 가운데 어린이와 산모 등 1백80만 명의 취약계층에게만 배급이 이뤄지고 있고, 그나마 배급 횟수나 분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거듭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WFP의 대북 긴급지원 사업에는 지난 달 말까지 캐나다, 호주, 스위스 등 11개국이 기부해 총 6천7백 52만 7천여 달러가 모금됐습니다. 이는 목표 모금액 5억 3백65만여 달러의 13.4%에 불과한 액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