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전문가, ‘중국 영향력 비핵화 유도 불가’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더라도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할 수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미국의 한 중국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이 같은 지적은 북 핵 협상의 진전을 위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어제(21일)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를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은 북 핵 협상 등의 진전을 위해 북한을 압박할 만한 지렛대를 강화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결과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 한 중국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몬트레이 국제대학원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연구센터의 유안징동 박사는 21일 워싱턴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핵 군축 참여(Engaging China and Russia on Nuclear Disarmament)’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유안 박사는 북-중 관계는 어린아이를 다루는 부모에 비유해 생각할 수 있다며, 버릇없는 아이에게 매를 드는 것처럼 중국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북한의 경제적 붕괴와 그로 인한 대규모 난민의 중국 내 유입 등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안 박사는 또 중국은 보다 현실적으로는 대북 영향력 강화로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안 박사는 대북 경제제재의 효과와 북한의 핵 활동 중단 사이에는 시간적 차이(lag)가 존재한다며, 북한이 핵 개발 계획을 계속할 만큼 충분한 핵 물질을 보존한다면, 경제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에 핵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핵 포기는 결국 북한이 모든 안보와 우려 사안들이 해결됐다고 확신할 때만 가능하며, 이는 미국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유안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이런 맥락에서 공식적으로는 6자회담을 통한 북 핵 협상의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내심으로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미국이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유안 박사는 중국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핵 전력의 현대화를 추구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보유 핵무기의 수를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이동성을 개선하고, 준비 시간을 단축하며, 적의 선제공격을 견뎌내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유안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전통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 DF-5/5A 등이 액체연료 추진과 지하격납고 방식이라 적의 선제공격을 견뎌내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고체연료 추진으로 이동성을 개선시킨 DF-31 등을 개발 보완했다는 것입니다.

유안 박사는 또 중국은 현재 1천 5백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 분열성 물질(fissile material)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20t의 무기급 우라늄과 2t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갖고 있는데 이를 모두 무기화 할 경우 기존의 핵무기에 더해 약 1천 5백 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 NPT가 공식 인정한 핵 보유국은 중국을 포함,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입니다. 이 가운데 러시아와 미국은 각각 1만 6천 개와 1만 1백 4개로 최대 핵무기 보유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중국은 약 1백76개, 프랑스는 3백 50개, 그리고 영국은 2백 개 이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06년 10월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의 경우 약 5~1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