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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MD예산 축소 반대 움직임


미국 국방부는 이달 초 내년도 국방예산을 발표하면서 미사일 방어 (MD) 체제 관련 예산을 감축했는데요,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미 의회 내에서 MD 예산 축소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유미정 기자, 바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미사일 방어(MD) 관련 예산을 얼마나 축소한 겁니까?

답) 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올해에 비해 2백억 달러가 늘어난 5천3백40억 달러 규모의 2010년 회계연도 미 국방예산을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MD 예산은 지난 해 1백억 달러에서 14억 달러가 줄어든 86억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즉 MD 예산을 지난 해에 비해 약 15% 줄인다는 것입니다.

문) MD 예산 중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가 삭감되는 것입니까?

답) 다탄두 요격체 (MKV: Multiple Kill Vehicle) 개발 계획, 또 알래스카에 배치하는 공중레이저 요격 프로그램 (Airborne Laser; ABL)과 지대지 미사일 방어무기 추가 배치에 대한 예산이 전액 삭감되거나 지원이 지연됐습니다.

하지만 최종단계 고고도 지역방어(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대기권 외 요격용 미사일 SM-3 프로그램(Standard Missile 3 Program), 이지스함 6척을 미사일 방어체제로 전환하는 사업은 예산이 증액됐습니다.

문) 국방부가 MD체제 중 특정 분야의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이유가 있습니까?

답) 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는 적의 미사일 발사 초기 단계 (boost phase)에서 이를 파괴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공중레이저 요격 프로그램 (Airborne Laser; ABL) 예산이 전면 삭감된 것인데요, 미 행정부는 미사일의 비행 단계 가운데 중간과 최종 단계의 요격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 그런데 국방부의 MD 예산 삭감 발표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뒤이어 나오면서 의회 내에서 비판이 크다지요,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 네, 먼저 미 연방 상원의원 6명은 북한의 로켓 발사 다음 날인 지난 6일 초당적으로 행정부의 MD 예산 삭감 결정에 반대하는 서한을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이 서한에는 조 리버맨 코네티컷 주 상원의원, 존 카일 애리조나 주 공화당 상원의원, 마크 베기치 알래스카 주 민주당 상원의원, 리사 머코우스키 알래스카 주 공화당 상원의원, 제프 세션스 앨라바마 주 공화당 상원의원, 제임스 인호페 오클라호마 주 공화당 상원의원이 서명했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의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면, 미국의 하와이와 알래스카, 서부까지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방부의 MD 예산 삭감은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방어 능력을 손상시키는 조치라고 비난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지난번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티머시 키팅 미 태평양사령관과 케빈 칠튼 미 전략군사령관이 북한의 대포동 2호가 미국을 향해 날아온다면 이를 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점을 상기시키며, 이는 미국이 그동안 다양한 미사일 방어 능력에 투자해 온 결과라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MD 예산 삭감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문) 특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 안에 드는 지역의 정치인들이 MD 예산 삭감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 같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마크 베기치와 리사 머코우스키 알래스카 주 상원의원 외에도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존 맥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도 성명을 내고 크게 반발했습니다. 페일린 주지사는 북한의 로켓 프로그램이 알래스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전세계적인 MD 체계를 계속 개발하고,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미국의 방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령 괌의 마들레인 보달로 연방 하원의원도 북한의 미사일이 괌이나 미국 본토를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지역 안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미 의회는 틀림없이 검토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아무래도 공화당 쪽의 반발이 더 큰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문)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의원들 외에도 샘 브라운백 켄자스 주 상원의원, 존 코닌 텍사스 주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이 잇따라 행정부의 MD 예산 삭감을 반대하는 성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성명에서 특히 누구보다 미사일 요격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게이츠 장관이 초기 단계에 미사일을 요격하는 공중레이저 요격 프로그램을 중단시킨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노골화된 시점에 국방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코닌 의원은 지난 13일 발표한 ‘21세기 위협’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란은 북한의 지원으로 유럽 내 미국의 동맹국들과 중앙, 남부 아시아,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는 강력하고 심층적인 미사일 방어 능력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그러면, 국방부의 2010 예산안이 그대로 의회를 통과할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현재 의회에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MD 예산 감축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예산안이 의회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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