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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시민권 가진 불법 이민자 자녀들


(문) 요즘 경제 문제 때문에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이 불법 이민자 문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안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현안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 미국 내 불법 이민자에 대한 최신 통계자료가 나와서 눈길을 끌더군요?

(답) 네, 이곳 워싱턴 디씨에 있는 비영리 민간 기관이죠? 퓨 히스패닉 센터에서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실태와 관련된 통계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니까, 2008년 기준으로 미국 안에 모두 1천 1백 9십만명의 불법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불법 이민자가 약 1천 2백만명 가량 되는데, 전체 인구 중에 얼마나 되는거죠?

(답) 미국의 인구가 현재 약 3억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러니까, 1천 2백만명이라면, 미국 총인구의 4% 가량을 불법 이민자가 차지하는거죠. 그리고 전체 노동인구 중에선 약 5.4%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문) 인종별로 보면 역시 중남미에서 온 사람들이 가장 많죠?

(답) 그렇습니다. 76%가 중남미계를 의미하는 히스패닉계였습니다.

(문) 그중에서도 물론 멕시코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가장 많겠죠?

(답) 네, 불법 이민자의 59%, 약 7백만명이 멕시코에서 온 사람들이고요, 이밖에도 아시아 출신이 11%, 남미에서 온 사람이 7%, 그리고 중동에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도 2%를 차지했네요. 역시 미국 내 불법 이민자의 대다수는 멕시코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조사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이들 불법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대부분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사실이죠?

(답) 그렇습니다. 통계를 보니까요, 2008년 기준으로 불법 이민자 자녀의 73%가 미국 시민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적을 부여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속지주의 원칙과 속인주의 원칙이죠? 먼저 속인주의 원칙이라고 하면, 혈통주의라고도 해서, 신생아의 부모의 국적이 무엇이느냐를 보고, 아이에게 해당 국가의 시민권을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방법입니다. 바로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국적부여 방법이죠? 비록 미국에서 태어났어도, 부모의 국적이 한국이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고요, 한국에서 태어났어도, 부모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면, 신생아에게 한국 시민권을 주지는 않죠.
(문) 이에 비해, 속지주의는 자국 영토에서 태어나는 모든 사람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방식이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이 대표적인 예죠? 그러니까, 미국 안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는 부모가 누구든, 또 어떤 체류신분을 가지고 있든, 미국 시민권을 자동적으로 부여받게 됩니다. 가령 불법 체류자가 미국에 들어와서 애를 낳으면, 부모가 불법 체류자라도 아이는 미국 시민이 되죠?

(문) 부모는 불법 체류자지만, 자녀는 시민권자라면,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답) 물론입니다.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가, 만일 부모가 이민국 단속에 걸려서 미국에서 추방된다면,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는 어떻게 되느냐는 점이죠? 자녀는 엄연히 시민권자기 때문에, 부모가 불법 이민자라고 해서 부모와 함께 자녀를 추방할 수는 없습니다.

(문) 상황이 이렇다면 미국의 이민당국, 불법 이민자, 특히 시민권자 자녀를 둔 불법 이민자 처리와 관련해서, 앞으로 고민 꽤나 해야 할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법 이민자 문제라고 하면, 이의 처리를 둘러싸고 인도주의적 문제가 제기되는 등 말들이 많은데요, 만약 자녀들 문제까지 얽히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질 것은 뻔하죠. 현재는 잠잠하지만, 언젠가는 달궈질 문제임에는 확실한데요, 오바마 행정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 볼까요?

(답) 네, 최근 미국 환경보호국이 빈대 잡기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서 화제입니다.

(문) 빈대가 나오는 것은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닌가요?

(답) 네, 그렇게만 알고 있던, 빈대가 미국에서 다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재 뉴욕 시와 시카고 그리고 워싱턴 등지의 대학 기숙사와 병원, 노숙자 기거 시설과 심지어는 고급 호텔에까지 빈대가 출몰해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합니다.

(문) 그런데 문제는 이 빈대를 박멸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라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인간 장기를 복제한다, 아니면 달에 사람을 보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미국에서, 이 빈대를 잡을 방법이 없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죠? 이 빈대를 퇴치하는 데는, 살충제죠? 디디티(DDT)를 쓰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디디티라는 살충제는 잘 아시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실제로 환경문제 때문에 이 디디티 사용이 50년 전부터 금지돼 있다고 하네요. 이런 상황이니, 빈대를 잡을 수단이 없는 게 사실이죠.

(문) 빈대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가난한 이들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특히나,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이 이 빈대로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데요, 빈대가 들끓는다고 소지품을 버릴 수도 없고, 또 거리에서 생활하면서 깨끗한 위생상태를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고요, 이래저래 힘든 것은 가난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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