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대규모 대북 식량 지원이 중단된 가운데 북한의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위기에 처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WFP는 현재 북한 내 비축고가 소진돼 매우 제한된 지원을 펼치고 있다며 조속한 대북 식량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본격적인 북한의 춘궁기를 맞아 외부 식량 지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로켓 발사까지 겹쳐 북한의 식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 WFP 비축 식량이 소진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추가 지원이 시급하다고 14일 밝혔습니다.
레나 사벨리 WFP 베이징 사무소 공보관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 식량 지원 대상 6백20만 명 가운데 1백80만 명에게만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지원량도 기존의 15%로 줄였다고 말했습니다.
사벨리 공보관은 특히 춘궁기와 겹쳐 현재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식량 상황은 매우 중대한 상황으로, 춘궁기가 이제 막 시작된 데다 지난 해 수확된 곡식이 고갈돼 가고 있어 추가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사벨리 공보관은 또 미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줄었지만 북한주재 국제 요원들은 아직 단 한 명도 철수하지 않았다며, WFP는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의 추가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벨리 공보관은 특히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가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WFP의 대북 지원 활동은 오직 배고픈 어린이와 산모, 노약자 등을 돕기 위한 것인 만큼 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기부국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을 둘러싼 정치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안에 국제사회의 대규모 추가 지원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 “미국이 지원하겠다는 것 거절했으니까 안 되는 거고, 남북관계도 중지돼 식량, 비료 지원도 논의가 어려운 상황이고…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금년도에는 뭐가 안될 것 같은데요. “
권 연구위원은 다음 달부터 매우 어려운 상황이 본격적으로 악화돼 올 가을 수확철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6월 말 이모작 수확 이후 7월에는 약간 나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외부에서의 추가 지원이 없이는 북한 스스로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