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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다룬 뮤지컬 오페라 미국서 공연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최대 명절의 하나인 부활절을 앞두고 탈북자를 소재로 한 뮤지컬 오페라를 공연할 예정입니다. 탈북자들이 겪는 고통을 통해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기억하고 탈북자들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지난 달에도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1천 명이 넘는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공연을 가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여인 대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목숨 살려주신 은혜 죽어도 있지 않갔습니다. ….”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북송될 위기에 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 목사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출된 여성의 몸에서 성경책이 떨어집니다. 도강할 때 꼭 품고 가라며 어머니가 준 검은 책이 성경인지 몰랐던 이 여성에게 목사가 성경 얘기를 해 주면서 무대는 2천년 전 십자가의 고난을 받던 예수의 시대로 옮아갑니다.

오페막 음악: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릅니다….”

예수의 고난을 담은 오페라곡 드보아의 ‘십자가상의 칠언’을 탈북자 이야기로 새롭게 묶은 뮤지컬 오페라 ‘끝없는 사랑’이 부활절을 하루 앞둔 11일, 미 동부 뉴저지 주의 버겐 카운티 극장에서 막을 올립니다.

뉴욕 일원에서 활동하는1백 여명의 한인 목사들과 사모, 전문 예술인들로 구성된 세퍼드 콰이어 오페라단이 펼치는 이 공연은 지난 해 뉴욕에서 처음 공연돼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뮤지컬 오페라를 총연출하고 있는 박요셉 예술총감독은 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이 땅에 온 예수의 사랑을 탈북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통해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춥고 배고프고, 소외되고 외로운 자들을 위해 하나님은 늘 함께 하셨고 그 것이 예수님의 사랑인데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대해 너무 무감각하거든요.”

박 감독은 몇 년 전 탈북자들을 돕는 한국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를 통해 탈북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처음으로 듣게 됐고, 동영상 등을 보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합니다.

“그 것을 보면서 아 정말 이게 이런 거구나. 정말 아픔이 있구나. 물론 그 짧은 연극으로서 정말 많은 것들을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경각심을 일으키게 한 것에 대해서는 이 연극이 조금이라도 일조하는 것으로 저는 보거든요.”
탈북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미국의 한인들에게 알리고 이들을 통해 사랑이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춤과 노래, 연기, 그리고 오페라의 고전적인 분위기를 가미한 뮤지컬 오페라 ‘끝없는 사랑’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진행 기법을 통해 지루함을 없앴고, 탈북자들의 인권 참상을 자연스럽게 알렸다는 평가를 주위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 28일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먼저 공연된 ‘끝없는 사랑’은 1천 명이 넘는 한인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북한자유를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KCC)를 비롯해 PSALT, ‘크로싱 보더’ 등 다양한 기독교 단체들이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자유연합은 워싱턴에서 이달 말 열리는 연례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기도회로 시작하는 등 기독교인들이 북한인권 개선 캠페인을 적극 주도하고 있습니다.

박요셉 감독은 작품의 특성상 부활절을 앞둔 예수의 고난 주간에만 공연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남북통일이 실현되는 날까지 매년 4월에 이 작품을 무대에 계속 올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통일이 되는 그 날까지 탈북자가 더 이상 없어지면 이 연극 자체가 필요가 없어지겠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우리는 계속할 것입니다. 저희 동포들이기 때문에요.(음악 이어짐)”

박 감독은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모두 탈북자들을 돕는 데 쓰여질 예정이라며, 이 작품을 북한주민들에게 직접 공연하는 날이 오길 단원 모두가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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