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북한 당국의 남한 측 종업원 억류 사태와 로켓 발사 등으로 위기에 처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아산 측은 억류된 직원이 석방될 때까지 사장이 매일 개성공단에 출퇴근 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면서 개성공단 운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현지 실태조사를 위해 8일부터 이틀 간 개성공단을 방문했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유창근 부회장은 "불안한 남북관계를 이유로 일부 기업들이 철수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가 있어 이에 대한 입주기업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회장단이 방북해 실태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의 철수나 리스크 문제 등 언론에서 보도가 많아서 개성공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경색된 와중에도 개성공단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위해서 방북했고, 또 하나는 현대아산 직원이 조속히 해결돼서 불이익이 오지 않도록 두 가지 목적으로 방북했습니다."
문창섭 회장을 비롯한 방북단은 지난 8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기업과 븍측 관계자들을 만나 실상을 파악한 뒤 9일 돌아왔습니다
협의회 측은 방북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개성공단의 남북 측 근로자들은 동요 없이 제조활동을 하고 있다"며 "과장된 언론보도로 입주기업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로켓 발사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북한의 통행 차단 등으로 물자 반 출입을 못하게 될 경우 보험을 적용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통일부 장관의 국회 보고를 통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보호를 위한 보험제도의 보완발전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이를 위한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 북한의 통행 차단 조치 등으로 기업들이 피해도 보고 어려움을 겪었으므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대북 거래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보험제도를 발전시켜나간다는 기본취지입니다. "
정부 당국자는 "교역보험은 기본적으로 남북 간 거래와 관련한 피해를 보상하는 것이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물자 반출입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현재 관련 부처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북한의 로켓 발사를 계기로 실시 중이던 개성공단 방문 체류 인원 최소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의 "인력 감축은 기업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국무회의 발언에 이어 나온 조치로, 북한의 거듭된 안보 위협에도 불구하고 경협의 틀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대응 조치와 관련해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놓기 위해 개성공단은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현대아산 직원 유 모 씨를 억류한 지 11일째를 맞은 가운데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이 유 씨가 석방될 때까지 개성공단으로 출 퇴근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조 사장은 9일 개성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일에 이어 이번에도 직원과의 접견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직원이 풀려날 때까지 매일 개성공단으로 출퇴근해 석방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북측은 지난 3일 조 사장에게 남북 간 합의서에 접견 허용 관련 규정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조사 종료 시까지 접견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사장은 "이번 방북에서 유 씨의 가족들이 준비한 편지와 사진을 북측 관계자들을 통해 유 씨에게 전달했으며 유씨의 소지품 일부도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조 사장은 오는 10일과 11, 13일 14일 방북 신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상황 관리를 위해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유 씨 억류를 장기화할 경우 남북 간 갈등을 피할 수 없어 개성공단을 둘러싼 또 한차례 위기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