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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통신] ‘장자연 리스트’ 한국내 핫이슈


지난 한 주 한국에서 일어 났던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 지금 한국사회는 두 가지 리스트, 즉 ‘박연차 리스트’로 불리는 사업가 박연차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고위 공직자 명단과, ‘장자연 리스트’ 즉 지난 3월 자살한 여성 탤런트 장자연 씨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회 유명인사 명단 등 두 가지 명단을 놓고 아주 시끄럽다지요. 오늘은 박연차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람들 명단에 대해 알아봤으면 합니다.

답) 네, 사업가 박연차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람들의 명단, 즉 `박연차 리스트’에는 전 현직 국회의원, 청와대 고위 참모, 경찰이나 검찰, 국세청 고위 간부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만, 수사를 맡고 있는 검찰 외에는 정확한 명단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검찰 주변에서는 그 명단이 24명이다, 혹은 70명이다 말하고 있지만, 검찰이 소환하는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많은 국민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이 박연차 리스트에 대해 수사하고 있으며,이와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6명은 이미 구속됐습니다.

문) 우선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6명이 어떤 사람들인지 살펴볼까요?

답) 구속된 순서로 보면,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송은복 전 경남 김해시장,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제 2차관,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이광재 민주당 국회의원 등 6명입니다.

이 가운데 이정욱, 송은복, 장인태 씨 등은 선거에 출마한 뒤 선거자금조로 수억원씩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문) 강성주 기자, 그러면 여기서 문제의 기업인 박연차 씨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고 다른 내용으로 넘어 가지요.

답) 네, 기업인 박연차 씨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박연차 씨는 경남 김해시에서 태광실업이라는 신발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태광실업은 나이키라는 세계적인 유명 상표의 운동화를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로서, 경남 김해와 중국 칭따오, 베트남 등에 공장이 있습니다. 박연차 씨는 경남 김해가 고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향인 관계로, 지난 정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적인 후원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난 정권에서도 박연차 씨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돌고 했으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박 씨를 ‘순수한 후원자’라고 변호하는 발언을 하니까, 수사 당국이 수사도 못하고 그냥 넘겨 버린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한 정치인들, 또는 경상남도나 부산 지역에서 근무했던 검찰과 경찰의 간부들, 국세청 간부들이 이런 저런 명목으로 때로는 전별금이라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거나, 국회의원들도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문) 이 가운데서도 이광재 의원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거나 약해서 그냥 지내왔는데, 이번에는 구속 수사를 받게 된 점이 주목됩니다.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지난 26일 밤 구속영장에 대한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기도 했지만, 기어코 구속된 채 수사를 받아야 하게 됐습니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 6년 동안 6번이나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광재 의원은 구속 수사나 실형과 같은 결정적인 순간을 피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억 6천만원을, 그리고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3만 달러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올해 44살인 이광재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할 당시 보좌관을 거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17대와 18대 등 재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광재 의원은 계속되는 검찰 수사 등으로부터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려 오다가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에 회의를 느끼고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광재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 발표에 대해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한나라당 중진 의원인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도 27일 조사를 받았지요?

답) 네, 한나라당 박진 의원도 27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수 천만원의 정치자금을 주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기
때문에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27일 소환 요청을 받았던 민주당의 서갑원 의원은 검찰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문) 정치인 외에도 다른 분야에 대한 수사가 아직 남아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현재 국회가 폐회 중이므로 검찰은 박연차 리스트에 있는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먼저 하고 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국회 회기 중에는 수사당국에 체포되지 않을 권리가 있는데, 현재는 국회가 폐회 중이므로, 혐의가 입증되면 바로 구속한 뒤 수사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를 먼저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가 끝나면 박연차 리스트에 있는 다른 분야, 즉 검찰이나 경찰, 국세청의 고위 간부, 법원 등등 다른 분야로도 수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이번 사건 수사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은 어떻습니까?

답) 한국 내 여론은 크게 두 가지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일을 계기로 후진국형 부정비리가 한국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입니다. 박연차 씨 사건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약 1백42억원의 돈을 세무조사 무마, 수사 차단, 불법 정치자금, 기업 인수를 위한 청탁 등으로 쓴 전형적인 후진국형 부정부패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지난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난과 실망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박연차 씨를 순수한 후원자라고 감싸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자신이 박연차 씨와 수십억원의 돈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고 또 지금 살고 있는 김해시의 집터도 박연차 씨가 사 준 땅입니다. 그리고 측근인 이광재 의원의 비리가 드러나고 또 형인 노건평 씨는 김해에서 박연차 씨를 통해 거액의 선거자금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았던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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