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일(28일) 평양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 5차전 경기를 갖습니다. 북한은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의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됩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28일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B조 5차전을 치릅니다.
B조 각 팀들이 4경기씩을 마친 현재 2승1무 1패 승점 7점으로 2위에 올라 있는 북한은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의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됩니다. 북한은 지난 해 9월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바 있습니다.
반면, 앞서 네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무 3패, 승점 1점으로 B조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은 북한과의 경기에서 패할 경우 사실상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무산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남은 4경기에서 적어도 3승 이상을 거둬야 본선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2위 이내에 들 수 있다며 북한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우세를 점치고 있습니다. 한국 `SBS 텔레비전’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의 말입니다.
“북한과 아랍에미리트연합은 흐름 자체가 대비되잖아요. 북한은 계속 상승세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좀 처져 들어가는 게 있구요. 더군다나 홈 경기라고 하는 이점은 어느 팀에게나 승률이 더 높아질 수 밖에 없거든요…”
박 위원은 중동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연합이 평양 김일성 경기장의 인조잔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6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습니다.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을 구사하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한국의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의 말입니다.
“북한이 5-4-1 포메이션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잘 다져왔는데, 이것이 결국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 월드컵 최종예선이 아닌가 합니다.”
지난 달 평양에서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북한은 이번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도 승리해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북한이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전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팀들과 한 차례씩 경기를 치른 만큼 장단점이 모두 노출됐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박 위원은 지적했습니다.
“한 번씩 상대팀들이 경기를 해 봤기 때문에 북한 대표팀이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는지 나름대로 파악을 하고 있다는 거죠. 북한 대표팀이 앞으로 만나는 상대에 대해서 허를 지를 수 있는 전술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한편, 북한은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 뒤 곧바로 서울로 이동해 오는 4월1일 한국과 최종예선 6차전 경기를 갖게 됩니다. 그동안 남북한은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3차례 맞붙었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모두 비겼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한국과의 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