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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북한 내 결핵 사망률 크게 감소’


북한에서는 결핵 유병률과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가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어제 (24일)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09 국제결핵 통제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어제(24일)가 세계 결핵의 날이었군요.

답: 네, 24일은 유엔이 결핵의 위험성을 일깨우고 퇴치를 앞당기기 위해 지정한 세계 결핵의 날입니다. 지난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가 결핵균을 처음 발견했을 때만 해도 결핵은 미국과 유럽에서 7명 중 1명의 사망 원인일 정도로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의학의 발달로 여러 좋은 약품들이 개발되면서 이제 치료 가능한 병이 됐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결핵에 감염될 수 있는 보균인자를 갖고 있고 매년 1백 70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에이즈를 일으키는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전염병입니다.

문: 북한도 결핵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 인구 10만 명 당 1백 명 이상이 결핵으로 사망할 정도로 북한에서도 역시 무서운 질병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WHO)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등 유엔 기구들과 유진벨 재단 등 국제 민간단체들이 북한에 들어가 오래 동안 결핵 예방과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 WHO가 새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북한의 결핵 상황을 어떻게 진단했습니까?

답: 북한에서 발생하는 결핵환자는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WHO보고서는 2007년에 8만 2천 여명의 새 환자가 발생해 전년보다 3백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구 10만 명 당 3백44명의 결핵환자가 새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소개해드렸듯이 질환을 갖고 있는 전체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4백 41명으로 2006년도의 5백 명 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총 1만 5천 4백여 명으로 인구 10만 명 당 65명으로 낮아졌습니다. 2006년에 10만 명 당 83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됐으니까 상당히 줄어든 것이죠. 반면 부정적인 소식도 있는데요. 약품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힘들고 경비도 몇 배가 더 드는 `다제내성’ 환자가 7천 명 이상으로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오 라비지오네 결핵퇴치 국장은 24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전반적인 북한의 결핵 발생률은 여전히 높지만 통제는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라비지오네 국장은 북한 정부의 보고에 따르면 결핵 발견률이 69%에 달하고 일부 지역에서 결핵 치료율이 85% 를 넘어섰다며 이는 통제가 과거에 비해 잘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비지오네 국장은 북한 정부가 자체 보고한 2007년 신규 환자 수는 5만 8천여 명으로 인구 10만 명 당 2백47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이런 성과가 나온 배경이 뭘까요?

답: 유엔 기구들과 민간단체들의 꾸준한 지원, 그리고 북한 의료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큰 도움이 됐다고 WHO 당국은 밝히고 있습니다.

리비지오네 국장은 WHO가 지난 60여 년 동안 북한에 무상으로 약품을 제공하는 한편 북한 의료진들에게 결핵 통제 예방법을 전수하는 등 꾸준한 지원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활동이 이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까요. 미국의 결핵 상황은 어떤가요?

답: 미국의 2007년 신규환자 수는 1만 2천여 명으로 인구 10만 명 당 4명에 불과했습니다. 유병률 역시 10만 명 당 3명이었고 사망률은 1명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퇴치률 99% 이상이란 것입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24일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행한 연설에서 미국은 국제 결핵 퇴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1998년 이후 전세계 결핵 퇴치 프로그램에 7억 7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럼 한국은 어떻습니까?

답: 한국의 2007년 신규 결핵환자 수는 4만 3천여 명으로 10만명 당 90명에 달했습니다. 유병률은 10만 명 당 1백26명으로 2003년 이후 오히려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 명 당 10명으로 낮았습니다. 북한은 65명이었죠.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끝으로 이번 보고서가 밝힌 결핵의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지 소개해 주시죠.

답: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촌에서 2007년 한 해 동안 927만 명의 새 환자가 발생해 전년 보다 약간 증가했구요. 인구 10만 명 당 환자는 세계 인구 증가로 1% 오히려 감소해 1백42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륙 별로는 아시아가 55% 로 가장 많았구요. 국가별로는 인도가 2백만 명, 중국이 1백 30만 명, 이어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의 순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완치시켜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는 것이 퇴치의 지름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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