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연호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문)김 기자, 얼마 전에 개성공단에서 발이 묶였던 남측 인력이 다시 오가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또다시 개성공단의 육로 통행이 중단됐다구요?
답)네, 북한이 또다시 개성공단 육로 통행을 차단했습니다. 남한의 인력과 물자가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면 북한에서 '입경 동의서'라는 허가서를 보내줘야 하는데요. 북한은 13일 이 허가서를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던 남측 인력 6백여명과 차량 3백50여대가 발이 묶여 공단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육로 출입을 사흘만에 또다시 차단한 것입니다.
문)그런데 이렇게 육로 출입이 중단되면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공단에서 나오려던 사람들도 못나오는 것아닌가요?
답)그렇습니다. 개성공단에는 하루 수백명의 남측 인원이 들어가고 또 나오고 하는데요. 북한이 이렇게 통행을 차단하는 바람에 이날 공단에서 나오려던 남측 인원 2백75명도 발이 묶여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북한은 왜 또 육로 통행을 차단한 것입니까?
답)이유가 불분명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북한이 허가서를 보내줘야 출입이 가능한데요. 북한은 '왜 허가서를 보내지 않느냐'고 남측이 문의하자 '기다리라'는 말 만하고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이렇게 가다가는 남한 인력 수백명이 북한에 억류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지난번에는 북한 군부가 통신선을 차단하는 바람에 통행이 차단된 것이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 군부는 지난 9일 한-미 연례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훈련을 이유로 남북간에 연락을 주고받던 군 통신선을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 남북간에 연락이 안돼 개성공단에 있던 남측 인력 80명이 서울로 돌아오지 못했는데요. 그러나 당시 북한은 하루만에 육로 통행을 재개했는데요, 이번에 또 육로 통행을 차단한 것입니다.
문)개성공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화해와 협력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인데요, 왜 북한 군부는 자꾸 개성공단을 압박하는 것일까요?
답)개성공단은 남북화해와 협력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이 추진하는 2012년에 북한을 강성대국을 만드는 일에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군부는 개성공단을 군사적 관점-그러니까 자신의 적인 남한이 북한에 진출하는 교두보-로 간주하고 개성공단 사업을 자꾸 방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한 군부가 김정일 위원장이 추진하는 강성대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도 되는 셈입니다.
문)현재 개성공단에는 북한 경제에 얼마나 이득을 올려주고 있습니까?
답) 현재 개성공단에는 남한에서 98개 기업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노동자 3만5천명을 고용해 한 달에 2천만 달러 상당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또 북한은 이 공단에서 한 해에 2천5백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고 있습니다. 노동자 한 사람이 세사람을 먹여 살린다고 할 때,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 14만명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입니다.
문)김기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황해 제철소를 방문했다구요?
답)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근 황해제철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일위원장은 제철소를 둘러보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의 원료에 의거한 철 생산 체계를 철저히 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문)황해제철은 북한이 '생산 공정을 자동화했다'고 자주 선전하는 제철소인데요. 강철을 얼마나 생산합니까?
답)황해제철은 일제시대에 일본의 미쓰비시 회사가 세운 제철소를 보수한 것인데요. 자료에 따르면 강철 생산 능력이 1백만톤 정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제철소 규모가 작은데다, 원료 공급이 제대로 안돼 실제 생산은 미미한 형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철소는 경제 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사업인데요, 남한의 강철 생산은 어느 정도입니까?
답)남한은 세계 굴지의 철강 생산국입니다. 올해 철강 생산량이 6천만톤에 이르는데요. 이는 세계 4-5위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북한의 철강 생산량이 6백만톤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한이 10배 이상 북한보다 많이 생산하는 셈입니다.
문)그런데 이번에 김정일위원장이 방문한 제철소는 과거 '황해제철소 사건'이 일어난 곳인데요. 그 사건을 좀 설명해 주시죠.
답)황해제철소 사건은 지난 1990년대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인데요. 탈북자들에 따르면 당시 이 제철소 노동자들은 배급이 중단되자 공장의 파철을 팔아서 식량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과정에서 당국과 노동자들간에 마찰이 발생했는데요. 그러자 북한의 보위부는 탱크를 동원해 노동자들을 해산시키고 공개 처형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