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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난해 식량난으로 인권 상황 악화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 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지적하면서, 특히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인권이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제 10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지난 2일 제네바에서 개막했는데요, 이에 발맞춰 북한과 관련된 인권 보고서들도 몇몇 발표됐죠?

조) 예. 우선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인권이사회에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또 미국의 민간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도 지난 9일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들을 발표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가 선정한 ‘2009 최악 중의 최악 (Worst of the worst 2009)’ 인권 탄압국가는 북한을 비롯해 수단, 버마, 리비아, 소말리아 등 8개국입니다.

진행자) 지난 해에는 특히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됐는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지요? 우선 문타폰 보고관의 보고서를 살펴볼까요?

조)예. 문타폰 보고관은 올해 지난 해 북한에서는 식량의 절대량이 심각하게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접근도 매우 어려워졌다며, 따라서 주민들의 섭취량이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은 올해도 10월까지 80만t 가량의 외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며, 현재 8백70만 명의 북한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식량난이 심각한 와중에 주민들은 장마당을 통해 자구책을 찾고 있는데요. 올해 보고서에서 문타폰 보고관은 처음으로 당국의 장마당 단속에 우려를 나타냈다지요?

조) 네 문타폰 보고관은 심각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장마당들이 한 달에 한 번 밖에 서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상설 종합시장을 폐쇄하는 한편 농민시장에서는 쌀 거래를 금지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식량과 생필품을 찾아 국경을 넘는 북한주민들의 수가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식량에 대한 접근 문제 외에도 전반적인 북한 인권 상황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지적됐지요?

조) 예. 우선 문타폰 보고관은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이 여전히 무시무시(grim)하고 비참하며(dire), 절박하다고 말했습니다. 보고관은 식량권과 기본적인 생필품 권리 이외에도 북한주민들의 공개처형이나 고문 같은 개인 안전, 기본적인 자유, 망명과 이주 문제 등이 특별히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프리덤 하우스의 북한 인권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조) 북한은 지난 1972년 프리덤 하우스가 각국의 자유화 정도를 측정한 이래 한번도 빠짐없이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선정됐는데요. 아치 퍼딩턴 조사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퍼딩턴 국장은 “2008년은 특히 가장 최악의 인권탄압국 자리를 놓고 북한과 버마가 경쟁을 한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퍼딩턴 국장은 “북한에는 정치체제의 흔적이 없고, 진정한 의미의 선거도 없으며 모든 권력은 한 명의 지도자에게 집중돼 있다”며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퍼딩턴 국장은 “쿠바, 리비아, 우즈베키스탄 같이 인권이 열악한 나라들에서도 개인이 일정 부분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전혀 불가능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프리덤 하우스도 식량난에 따른 북한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까?

조) 그렇습니다. 프리덤 하우스 보고서를 위해 북한 부분을 조사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제이 구(Jae Ku)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해에는 특히 식량 부족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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