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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의 대북 역할 강화 우려’


한국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또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역내 지도력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위상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9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각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과 큰 관련이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이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9일 워싱턴에 소재한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열린 ‘중국의 부상을 보는 한국의 시각 (South Korea Views the Rise of China)’이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한국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이 커지는 데 불안감 (anxiety)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한국의 우려는 한반도의 미래와 관련한 중국의 의도에 대한 불신과 불투명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한국은 북한의 위기 사태나 급변상황 발생 시 중국의 북한 진입과, 북한경제의 중국에 대한 종속 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이 때문에 한-중 관계(Sino-Korean relationship)에서는 단기적인 필요(necessity)와 장기적인 이해(interest) 사이에 긴장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은 공식적으로 6자회담 등에 중국의 개입을 환영하면서 중국과의 협조를 통해 북한이 붕괴되지 않고 연착륙(soft landing)하기를 원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개입이 커질수록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도 한-중 관계는 지난 1992년 국교 수립 이후 이룬 경제협력 측면에서의 큰 진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편안한(cozy)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차 교수는 최근 시카고국제문제협회(Chicago Councils on Global Affairs)가 발표한 소프트 파워, 즉 연성 국력(soft power)을 가늠하는 한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은 중국을 미국보다 낮게 평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효과적인 외교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을 1점 만점에 0.75점으로 평가한 반면 중국은 0.48점으로 평가했다고 차 교수는 말했습니다.

또 지난 달 발표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아시아 지역주의에 관한 전략적 시각 (Strategic Views on Asian Regionalism)’이라는 조사에서도 한국은 앞으로 10년 간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나라로 압도적 다수(95%)가 미국을 꼽은 반면 중국은 5%만이 지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 교수는 한국이 중국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처럼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과 지도력에서 중국을 낮게 평가하는 데는 중국이 사적 재화 (private goods)와 공익 (public goods)의 제공자로 비쳐지지 않는데 일부 원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임 부시 행정부 시절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유는 미국이 대아프리카 원조를 2배로 늘리는 등 사적 재화를 제공한 데 따른 결과란 것입니다. 빅터 차 교수는 또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 이후 미국의 지도적 위상은 미국이 전세계에 안보라는 공익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북 핵 6자회담의 의장국 역할을 담당하는 등 일부 공익을 제공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중국의 지도적 위상을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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