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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북한 경제 낙관 전망 잃어’


미국의 한 대학원 학생이 인터넷 상에 4년째 북한에 대한 방대한 영문 정보를 모은 `북한경제 관망’ (North Korea Economy Watch)이란 제목의 개인 정보 페이지, 블로그를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블로그 운영자인 커티스 멜빈 씨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북한경제, North Korean Economy 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사이트가 ‘북한경제 관망’ (www.nkeconwatch.com) 이라는 제목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이 사이트는 지난 2006년 1월, 미국 버지니아 주의 조지 메이슨대학 경제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커티스 멜빈 씨가 북한경제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만든 개인 블로그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사이트가 담고 있는 정보는 경제 분야 뿐만이 아닙니다. 북한 농업, 골동품, 시민사회, 예술, 종교, 스포츠,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 발달상, 건설, 범죄, 내각, 학교, 병원, 에너지, 식량, 숙박, 국제원조, 관광 등 북한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처음 온 방문객들은 그 방대한 자료 분량에 깜짝 놀라기 일쑤입니다.

북한경제에서 출발한 블로그가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축적하게 된 것은 운영자인 커티스 멜빈 씨의 북한에 대한 관심과 열의 때문입니다. 멜빈 씨는 지난 1996년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북한에 대한 여행책자를 접한 뒤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멜빈 씨는 또한 경제학도로서 경제개발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특히 북한과 같은 공산국가에서의 정치경제상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밝혔습니다.
이 사이트는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충실한 북한 소개 사이트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북한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소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사이트에는 이 같은 방문자들의 댓글들이 많습니다.

“저는 일본인 기자입니다. 매우 유용한 정보가 많군요. 감사합니다”, “탈북자들에 대한 자선재단을 찾고 있는데 혹시 제가 아는 단체 외에 다른 단체들도 알고 있나요?” “북한에 대한 사진 잘 봤습니다. 북한 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사진들이군요.”

멜빈 씨는 블로그에 게시되는 댓글도 많지만 기자나 연구자, 기업가 등 방문객들의 상당 수는 자신의 개인 전자우편을 통해 북한에 대한 유용한 자료를 찾았다며 감사를 표해 온다고 말했습니다.

멜빈 씨는 북한 내 사이트 방문자의 사적인 연락은 아직 없었지만 통계에 따르면 블로그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미국과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점을 볼 때 북한 사람들 역시 자신의 사이트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의 인터넷 접속은 중국에 위치한 서버를 통하기 때문입니다.

멜빈 씨는 단순한 문서자료만 모으는 게 아닙니다. 지난 2007년부터는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통해 북한 내 지리, 군사정보 등을 분석, 게재해 방문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구글 어스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 여러 지역을 볼 수 있는 위성 영상지도로, 인터넷 기업 구글은 위성 이미지와 지도, 지형, 건물 정보 등 전세계 각 지역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멜빈 씨는 이를 이용해 북한의 지리 정보를 구글 어스 위성사진과 비교분석해 시장, 철도, 전선망, 군사 지역, 핵 시설, 주거지, 정치적 기념비 등 다양한 지역의 분석 정보를 웹사이트에 올려 블로그 이용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멜빈 씨는 처음에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자신이 직접 방문했던 북한 내 명소들을 ‘구글 어스’를 통해 확인하면서 취미처럼 시작했는데, 현재는 ‘구글 어스’에 나타난 북한 내 각 지역의 위치 등을 함께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돼 일종의 북한 분석 네트워크가 구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멜빈 씨는 최근 블로그에 ‘구글 어스 북한’ 분석본 15호를 게시했다며 현재까지 3만2천여 명이 이를 내려받았다고 (다운로드) 덧붙였습니다.

4년 째 북한경제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해 온 멜빈 씨는 북한 경제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멜빈 씨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지만 지난 수 년 간의 흐름을 볼 때 이런 견해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말했습니다. 멜빈 씨는 최근 개성공단의 상황과 남북관계의 어려움, 북한 내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북한의 개혁을 바라는 이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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