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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재개돼야 목소리 높아


남북한 간 긴장 상태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한국에서는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예약상품이 높은 호응을 얻는가 하면 국회에는 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제출됐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남북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여론이 한국 내에서 일고 있습니다.

대북 관광 사업을 주관했던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예약판매를 시작한 결과, 약 보름 만에 예약 인원이 1만 5천 명을 넘어섰다고 2일 밝혔습니다.

현대아산은 오는 4월까지 금강산 관광을 재개시킨다는 목표로, 지난 달 13일부터 경비의 10%만 미리 받고 관광이 재개됐을 때 예약 우선권과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신청을 받아왔습니다. 신청자 연령별로는 50대가 23%, 60대 22%로 가장 높았고, 40대, 30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현대아산 홍보팀 김하영 과장은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보름 만에 오는 4월까지 목표 인원인 3만 명의 절반을 달성했다”며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관광이 하루 빨리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예전 관광 성수기 때 예약 인원과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이는 국민들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공감한다는 의미로 보고 있습니다. 관광이 4월에 재개될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취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 필요성과 명분 등을 많은 국민들과 공감할 수 있도록 지금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07년 금강산에서 최초로 결혼식을 올린 최정인 씨는 "결혼 1주년인 지난 해 12월에 금강산 여행을 계획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갈 수 없어 이번에 다시 신청하게 됐다”며 “남북관계가 잘 풀려 금강산을 다시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12월 1주년 되던 날 애기랑 같이 금강산에 가고 싶었는데 남북관계로 못 가게 됐는데요. 이번에 관광이 재개가 되면 아기랑 같이 금강산을 가서 1주년에 못했던 행사들을 하고 싶어서 예약을 하게 됐습니다.”

현대아산은 예약 판매가 이처럼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대북 관광 사업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권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여야 의원 22명의 동의를 받아 지난 달 23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결의안에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간 화해의 물꼬를 이어가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결의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송훈석 의원은 “금강산 관광은 남북협력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현재의 남북 간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해서라도 금강산 관광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남북관계가 계속 악화되고 최근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으로 인해 한반도에 군사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무너져 가는 금강권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번에 결의안을 제출하게 됐습니다.”

정치권과 여론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는 더 어려운 상황에 빠졌습니다.

지난 달 24일 사과 영농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금강산 고성 지역을 다녀온 충북 제천사과영농조합 김동천 조합장은 “경색된 당국 간 관계를 반영이나 하듯 분위기가 예전과 전혀 달랐다며 “지난 6년 간 50회 이상 고성 지역을 오갔지만 이번처럼 냉랭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김 조합장은 그러나 “북측 실무자들 역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에 대해 상당히 안타까워하며 정상화되길 원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도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길 원합니다. 저희들이 평양에서 오신 분들을 만나면 금강산 사업이나 남북교류 사업이 활성화되길 원합니다. 현장에 가보니 문이 전부 닫혀 있고 북한에서 운영하던 식당이나 관계자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북한 역시 타격을 받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강산 관광 뿐 아니라 남북 간 현안을 풀기 위해선 북한이 대화에 나와야 하는데 북한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있는 만큼 현재 공은 북측에 넘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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