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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새 행정부 첫 북한 청문회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위원회가 12일 바락 오바마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청문회에는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현재의 북 핵 상황을 진단하고 미국의 대북정책 방안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12일 하원 청문회를 직접 취재하셨는데, 청문회 취지와 분위기부터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이번 청문회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미 정보기관의 북한 담당 고위 관리들이 참가한 청문회가 지난 10일 비공개로 열린 데 이어, 하원에서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북한 관련 공개 청문회였는데요, 현재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청문회를 주최한 하원 외교위 동아태지구환경 소위원회 에니 팔레오마배가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이번 청문회의 목적은 전문가들의 증언을 토대로 효과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팔레오마배가 위원장은 현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떠한 수단을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제 청문회에는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거 증인으로 참석했다구요?

기자: 네, 북한을 11차례나 방문한 바 있는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 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스콧 스나이더 한미정책센터 소장, 그리고 피터 벡 아메리칸대학 교수 등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총 출동하다 시피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후 1시부터 3시간 가까이 휴식없이 증언을 하고 의원들의 질의에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의원들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네, 아무래도 최대 관심사는 교착상태에 있는 북 핵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먼저 지난 달 북한을 다녀온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미-북 관계는 현재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며, 미국은 지난 18년 동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관계 정상화를 제시했지만, 북한은 지금 그 순서를 바꿔 관계 정상화를 통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리슨 국장은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과거 보다 강경 입장을 보이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뇌졸중으로 인한 북한 내 강경 군부 세력의 입지 강화와 한국의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 노선이 그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핵 협상 진전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피하기 위해 미국은 대북 협상을 계속해 나가고, 한국은 남북 정상 간 두 차례 합의를 무조건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곧바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는데요, 캘리포니아 주 출신 공화당 소속 대나 로라바커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로라바커 의원은 미국은 지난 10 여년 간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 등을 지원해 왔다며, 자국민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는 북한과 같은 악의 정권을 상대로 변화를 유도하기 보다 이들을 수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전문가들은 6자회담에 대해 어떤 조언을 했습니까?

기자: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와 클링너 연구원 등은 오바마 행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핵 검증체계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잭 프리처드 소장은 조금 다른 견해를 제시했는데요. 프리처드 소장은 6자회담 과정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 그리고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 등 핵 확산 문제들을 다루지 못했다며, 6자회담은 궁극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앞으로 몇 년 간 시간만 낭비하게 될 6자회담의 비핵화 3단계 협상에 나설 실질적인 이유가 없다며, 양측이 직접 서로가 원하는 것, 즉 핵 물질과 핵무기 포기와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단계로 조속히 나갈 것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핵 문제 외에 최근 불거진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겠지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대부분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빅터 차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차 교수는 6자회담과 병행해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논의를 6자회담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 교수는 구체적으로 6자회담 실무그룹 내에 미사일 관련 그룹을 신설하고, 미사일 협상을 미-북 관계 정상화와 에너지 지원 등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 문제, 미사일 문제 외에 또 어떤 문제들이 거론됐습니까?

기자:네, 인권 문제, 그리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 역시 거론됐습니다. 피터 벡 아메리칸대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피터 벡 교수는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지만 현재의 핵 협상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현실이라 인권 문제가 중심(focal point)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벡 교수는 또 일본은 납북 일본인 문제를 이유로 수십억 달러의 식민지 배상금이라는 북한에 대한 가장 큰 보상책(carrot)을 활용할 기회를 저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는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의원은 북한 내 강제노동 수용소 등 잔인한 인권 실태를 북한 내부에도 알리고, 외부 세상을 북한주민들에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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