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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상원의원, ‘오바마, 북한 인권 문제 헬싱키 방식으로 풀어야’


북한의 초청으로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은 오늘 북 핵 6자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핵과 경제적 지원 등과 연계해 포괄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평소 북한주민의 인권과 낙태 반대 운동에 헌신해 온 인물로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영국의 데이비드 앨튼(Alton) 상원의원은 11일 미국 새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안보와 경제 지원과 연계해서 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제정한 '제3회 생명의 신비상'을 받기 위해 서울을 방문 중인 앨튼 의원은 한나라당 황우여과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이 공동 개최한 ‘북한 인권 문제 토론회’에 나와 “북 핵 6자회담이 지나치게 핵 문제에만 집중돼 있다”며 “안보와 인권 문제를 같이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지난 10년 간 북 핵 문제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인권 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북한 문제에 인권 문제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1970년대 미국과 구 소련과의 ‘헬싱키 협약’과 마찬가지로,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차관을 받거나 교역을 원한다면 정치범 석방, 수용소 폐쇄 같은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자간 인권 대화’를 뜻하는 헬싱키 협약은 1975년 미국과 유럽이 구 소련에 대해 안보 분야는 물론이고 경제와 인권까지 포괄해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전쟁 방지와 인권 보호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앨튼 의원은 이와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가 북한과 관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안보 문제가 생겨날 것이며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북한에 미국대사관을 설치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11일 한국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제안서에서 "평양에 미국대사관을 설치하는 일은 미국 정부의 최우선 정책순위에 올려야 한다”며 “미국 정부는 폭넓은 접근책의 하나로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앨튼 의원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관계자들을 만나 북한 당국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태도를 가질 것을 주문하고,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지난 주 방북해 평양주재 영국대사에게 탈북자들이 국경을 넘는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북한 당국자들을 만나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영국에 있는 북한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동료 의원 3명으로 이뤄진 대표단을 구성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방문 기간 동안 북한 당국이 허가한 성당도 방문했다고 전한 앨튼 의원은 “최근 북한에 민간 음식점이 성업하고 민간주택 매매가 이뤄지는 등 시장경제가 자리잡기 시작했다"며 "지역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예전의 모습이 사라지고 북한이 점차 바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강연회에는 탈북자와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북한 인권 문제가 더 이상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북한 제 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탈북한 신동혁 씨는 “북한에 급변사태 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는 20만 명의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다”며 “나치 수용소의 유태인 대학살처럼 더 큰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몇 십 킬로 떨어진 저 북한에서 언제 어느 시간에 나치 수용소 학살과 같은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내일 밤 수감자들이 학살될지 아니면 1년 후, 10년 후에 학살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세상사람들은 유대인 학살과 같은 그런 비극을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니 도와주십시오. 우리의 희망은 국제사회와 한국 국민과 의원들한테 있다고 생각합니다."

앨튼 의원은 2004부터 지금까지 영국 의회에서 북한 관련 상하원 공동위원회의 의장을 지내면서, 탈북자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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