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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 ‘북한 긴장조성우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외교장관도 오늘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최근 움직임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은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함경북도 무수단리 기지로 운반한 데 이어 발사에 필요한 설비를 추가로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한 추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평양 인근 군수공장에서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설비를 실은 차량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며, “발사 준비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11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무수단리 기지로 대포동 2호 미사일 추정 물체를 운반한 사실이 미국과 한국 등 정보 당국에 의해 포착된 바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설비를 계속 이송하고 있다”면서 “이들 설비를 갖고 미사일을 조립한 뒤 발사대에 장착해 연료를 주입하는 등 실제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차량에 탑재된 설비가 기상관측 레이더나 미사일의 탄착지점을 추적하는 정밀 추적 레이더일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공개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면서 “현재 작업 속도로 볼 때 한 달 이내에 추진체에 연료를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도 11일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무수단리 기지에서 미사일 시험발사에 필수적인 원격 측정설비를 조립하는 모습이 며칠 전 미군 첩보위성에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은 11일 최근 잇따른 강경 발언과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두 장관은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액트] “최근 북한의 일련의 강경 자세 발표 등 의도적 긴장 조성 행위에 대해서 우려를 공유하면서, 북한이 역내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리포트]

나카소네 외상은 “회담에서 동북아 평화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 핵 문제와 미사일, 나아가 납치 문제를 포함한 인권 문제의 포괄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며,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유 장관이 협력과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장관은 또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 6자회담에서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하고 미국과 한국 일본의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합의했습니다.

유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 범인인 김현희 씨와 북한에 납치돼 김 씨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진 다구치 야에코 씨 가족과의 만남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조정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현희 씨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구치 야에코 씨 가족들과 만날 의향을 표명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구치 야에코 씨 가족들도 김현희 씨를 만나기를 희망했기 때문에 아마 머지 않아서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나카소네 외상은 유 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들의 만남을 한국 정부가 주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은 지난 1987년 미얀마 해역 상공에서 대한항공 보잉 707기가 북한 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에 의해 공중 폭파돼 탑승객 1백15 명이 모두 숨진 사건입니다.

북한은 사건이 터진 이듬해인 1988년 미국 국무부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지난 해 10월 해제됐습니다.

김 씨와 다구치 씨 가족과의 만남은 다구치 씨의 생사 확인과 최근 한국 내 일각에서 새삼 제기되고 있는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의 조작 의혹설과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 씨는 최근 한국의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임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이 사건이 조작됐다는 증언을 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는 10일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978년 22살의 나이로 실종된 다구치 씨의 생사 여부와 관련해선 북한 측이 납치 사실은 인정했지만 1986년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일본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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