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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 북한-사우디 전 11일 평양 개최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 4차전 북한과 사우디 아라비아 간 경기가 내11일 평양의 김일성 종합경기장에서 열립니다. 이 경기는 북한이 44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요한 경기여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11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과 사우디 아라비아 간 경기는 북한 축구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요한 경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국,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과 함께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 B조에 속한 북한은 세 경기를 치른 현재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B조에서는 현재 한국이 2승1무, 승점 7점으로 1위, 이란이 1승2무, 승점 5점으로 2위에 올라 있습니다. 5개 팀 중 상위 2개 팀에게 내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주어지며, 3위는 패자부활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갖게 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북한과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골 득실 차에서 뒤져 4위로 밀려났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은 1무 3패, 승점 1점으로 사실상 경쟁에서 탈락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11일 경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를 물리칠 경우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조 2위로 뛰어오르며 본선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패할 경우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될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축구 전문가인 한준희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이번 경기가 북한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이프#1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확보해야만 2위 안에 들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여차하면 3위 플레이오프를 노려야 되는 상황에서 맞대결 상대에게서 거두는 승점 3점이야말로 정말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다음 경기가 3월28일 평양에서 열리는 최약체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우디 아라비아 전 승리가 본선 진출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승리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11월 리야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면서 조 4위로 밀려난 사우디 아라비아는 북한과의 경기에서도 패할 경우 본선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여섯 차례 국가대표 경기에서 3무 3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선수들의 경험이 풍부하고 개인전술 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 선수들은 월드컵 최종 예선 같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축구전문가 한준희 해설위원은 사우디 선수들의 노련한 경험에 맞서 북한 선수들의 투지와 빠른 움직임이 어떻게 힘을 발휘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미드필드 높은 지역에서부터 사우디를 압박함으로써 사우디가 볼을 가지고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오히려 사우디의 공격을 잘 막아 내면서 자신들의 공격을 잘 살려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북한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북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은 같은 조에 속한 5개국이 상대방 국가와 자국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북한에서 최종 예선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차전과 3차전을 각각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이란 원정 경기로 치른 북한은 2차전 한국과의 경기를 평양에서 개최하도록 돼 있었지만, 국제축구연맹 피파 규정에 따른 한국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거부하며 중국 상하이로 옮겨 경기를 치렀습니다.

한편, 현재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11일 테헤란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다른 나라들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면서 앞으로 경기 전략을 짜기가 상당히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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