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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휴대전화 2주 새 6천 명 신청’


북한에서 지난 1월 휴대전화 가입 신청이 시작된 이후 2주일 만에 약 6천 명 정도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해 12월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이집트 오라스콤 텔레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판매망을 확장해 가입자 수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이 너무 비싸 가입자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중동 지역 최대 이동통신 회사인 이집트의 오라스콤 텔레콤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지난 5일 미국의 기술 전문매체인 IDG 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주일 만에 약 6천 명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북한 내에서 제3세대 휴대전화 사업을 하기 위해 오라스콤이 75%를 투자하고 북한이 25%를 투자해 설립한 고려링크는 현재 평양에 한 개의 대리점을 개설하고 있다며, 2주일 전에야 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가입자들이 특권층이나 군 장성, 당 고위 간부들이 아니라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란 점이 중요하다며, 이는 일반 주민들이 처음으로 휴대전화를 구매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라스콤은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1단계로 평양 등 3개 도시에서 1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현재 북한 내에서 판매망을 확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비싼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이 가입자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려링크는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가 북한을 위해 제작한 단말기를 대당 미화 4백 달러에서 6백 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 일반 근로자들의 월급이 3천원 (공식 환율로 20 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일부 부유층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사위리스 회장도 전화기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북한 정부가 단말기에 너무 많은 세금을 부과해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북한 정부와 세금 인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휴대전화 통화료도 일반 북한주민들에게는 부담스런 수준입니다. 사위리스 회장에 따르면, 가장 저렴한 요금은 북한 돈으로 매월 8백50원의 기본요금에 1분에 10원20전의 통화료가 부과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월 기본 요금 2천5백50원에 1분당 통화료 6원80전이 가장 비싼 요금입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하게 된 것은 휴대전화 시장이 발전하지 않은 나라에 대한 오라스콤의 관심에서 비롯됐다면서, 북한 당국과의 첫 접촉 이후 합의까지 1년이 걸렸고, 이후 통신망 구축에 9개월이 더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앞으로 북한 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일반 주민들이 휴대전화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가 두 가지 큰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위리스 회장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원할 경우 감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사위리스 회장은 지난 2일 일본 NHK 방송과의 회견에서도 북한 당국에 의한 휴대전화 감청 문제에 대해 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한층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또 북한이 외국 기업에 휴대전화 사업을 개방한 것은 경제력을 강화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통신 분야의 개발을 계기로 외국 자본을 추가로 도입해 경제를 부양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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